"정보기관, 테러단체 만나 특정 후보 승리지원 시도" 보도에 따른 조치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스리랑카 대통령이 2019년 국내에서 발생해 약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사건에 정보기관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
정보기관이 특정 대선 후보의 승리를 위해 테러단체와 비밀 회동해 음모를 꾸몄을 수 있다는 보도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라닐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이 은퇴한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2019년 4월 21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교회 세 곳과 관광호텔 세 곳에서 동시에 벌어진 자살폭탄 공격으로 14개국 출신 외국인 42명을 포함해 269명이 숨지고 500명가량이 부상했다.
이후 정부는 조사를 벌여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관된 국내 테러단체 소속 자국인 8명이 저질렀다고 밝혔으나, 진실 규명에 실패했다는 야당과 종교계, 시민단체, 피해자 유족 등의 재조사 압박에 시달려왔다.
이런 가운데 영국 방송사인 채널4는 국내 테러단체와 전직 대통령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에 충성하는 한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간 만남을 주선했다는 주장이 담긴 한 남성과의 인터뷰를 지난 5일 방영했다.
이 만남은 불안을 조성해 당시 전직 고위 국방관리인 라자팍사 후보가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채널4가 문제의 인터뷰를 방영하자 급기야 대통령이 움직이게 된 것이다.
대통령실 성명은 조사위원회의 주요 임무는 채널4가 최근 보도한 심각한 주장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그 주장은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부활절 테러 4주기 맞아 시위하는 스리랑카 피해자 유족 |
성명은 전직 검찰총장도 "파괴적인 부활절 폭탄 공격에 배후 조종자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방송 보도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면서 의회 해당 상임위원회도 별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자팍사는 2019년 대선에 승리해 취임했으나 작년 7월 스리랑카 최악의 경제 위기에 대한 대규모 항의시위에 직면해 사퇴했다.
그는 채널4의 보도 이틀 후인 지난 7일 "일단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자살 공격을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면서 자신과 관련된 주장을 부인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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