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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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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 송금 관리 '하나 R대리'…휴대폰 속 AI행원 'KB 꿀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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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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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대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묵묵히 단순 반복 업무를 합니다. 불만이 없고 연봉 욕심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오류가 없고 부지런해서 제 업무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습니다."

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 김민혜 계장 옆자리에는 R대리가 근무 중이다. R대리는 김 계장 업무에서 25%를 차지하던 단순 송금 업무를 맡아 처리한다. R대리는 이 지점에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컴퓨터를 부르는 애칭으로, 국내 시중은행 영업점 최초의 RPA 전용 컴퓨터다.

1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R대리가 1년에 하는 업무 총량은 당발 송금 432시간, 타발 송금 66시간 등 총 498시간이나 된다. 당발은 한국에서 해외로, 타발은 해외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송금을 의미한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1억1700만원)을 기준으로 인건비로 환산하면 총 2913만원 수준이다. RPA 프로그램 라이선스 비용이 연간 22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은 연간 2693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사람이 손으로 입력하면서 생길 수 있는 오류도 R대리를 활용하면서 사라졌다.

R대리는 김 계장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각국 외교 공관과 가까운 이 지점에서는 송금 업무가 많다. 김 계장이 1년에 처리하는 해외송금 규모만 3000억원 정도다. 해외송금과 관련된 문서에는 건당 40~50개 고정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렇게 처리하는 문서가 하루에 170~250건이다. 고된 반복 업무로 고통을 받던 그는 본점 업무혁신부에 아이디어를 냈다. 본사에서는 김 계장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R대리를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RPA가 필요한 사안을 본점 담당 부서에 건의하면 본점에서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에는 송금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RPA 전용 컴퓨터가 있고, 이 컴퓨터가 모든 업무를 하며 해당 지점의 직원이 R대리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때 수정까지 한다.

은행 영업점에 RPA 컴퓨터가 있는 건 의미가 매우 크다. 기존에는 보안을 위해 본점과 지점 간에 망이 분리돼 있고, 고객의 자금을 다루는 은행의 특성상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 많아 실수가 발생하면 RPA를 다루던 본점 담당 부서에 책임 소재가 생겼다. 광화문역지점의 R대리는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한 첫 사례다.

하나은행은 향후 일정 부분 업무가 반복되는 대기업 거래에도 RPA를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단순 송금 업무가 반복되는 지점을 후보로 뽑아 이번 RPA를 확대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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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10만원 송금해줘."

KB국민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꿀비서"라고 부르면 화면에 인공지능(AI) 은행원이 등장한다. 원하는 서비스를 말하면 1초도 안돼 거래 금액, 받는 사람 등 송금 정보를 보여준다. "맞는다면 송금 버튼을 눌러주세요"라고 안내한다. 이어 비밀번호를 누르면 송금이 완료된다.

이르면 연말께부터 국민은행 고객이라면 누구나 모바일 앱에서 AI 금융비서를 '채용'할 수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계좌 조회, 이체 같은 은행의 핵심 서비스를 수행하는 AI 금융비서를 앱에 도입한다. 대화 능력과 서비스 실행 기능이 고도화된 가상인간 형태의 AI 금융비서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BT)를 마쳤으며 처음 선보일 앱을 고르고 있다. 국민은행 대표 앱인 KB스타뱅킹도 검토 대상이다. 모바일 화면 속 꿀비서는 얼굴과 목소리, 제스처까지 100% 사람 같다. 눈 깜빡임과 입술 움직임, 손동작까지 학습했다.

꿀비서는 "지금 잔액이 얼마 있어" "급여가 들어왔는지 확인해줘" "개명했는데 어떤 서류가 필요해" 등 다양한 구어체와 대화체를 이해하고 해당 서비스를 바로 처리해준다. 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자연어 처리 엔진을 적용한 꿀비서는 대화 의도를 98% 이상 수준으로 이해하며, 답변 속도는 1초 이내다. 계좌 관리, 입출금 등 거래 내역 확인, 이체 등 기본적인 금융 거래와 예·적금, 대출, 펀드 등 금융 상품 안내, 금융 용어 설명 등을 정확하게 수행할 만큼 고도화됐다.

은행 앱에는 수백 개 서비스가 거대 쇼핑몰의 상점들처럼 촘촘히 들어가 있다. 계좌 조회만 해도 통합 거래 내역 조회, 해지 계좌 조회, 휴면 예금·계좌 찾기, 수수료 납부 내역 조회 등 예닐곱 개나 된다. 은행 앱에서 헤맬 필요 없이 꿀비서와의 대화만으로 복잡한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디지털 금융이 생소한 중장년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AI 금융비서를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개인 자산 관리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개인의 생애 단계별로 맞춤형 혜택과 컨설팅을 제공해 '1인 1금융비서' 시대를 여는 게 국민은행의 궁극적인 목표다. 국민은행은 웹, 태블릿PC, 가상현실 헤드셋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AI 금융비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AI 에이전트(AI비서)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최근도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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