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9일차를 맞은 8일 국회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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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행사장에서 직선으로 100m 거리인 국회 본청 앞에는 이날로 9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장에 앉아 있었다. 수산물 홍보 행사를 기획한 성일종 의원(우리바다 지키기 검증TF 위원장)은 “원래 행사 규모를 더 크게 하려고 했는데 야당 대표가 단식하고 계시기 때문에 시식회는 생략했다”고 했다.
행사장에서는 회를 나눠주기도 했지만 국민의힘은 “현장에서 바로 드시라는 뜻이 아니라 가져가서 드셔보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야당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행사에 들러서 고등어와 전복을 드시기 바란다. 이것이 명분 없는 단식을 끝내는 방법”이라고 썼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행사 아니냐”는 해석이 여전하다. 수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행사의 성격이나 같은 국회 경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단식 현장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영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단식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최한 수산물 홍보 행사 같은 민생 행보와 이 대표의 명분 없는 단식을 놓고 국민도 대비점을 확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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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은 이 대표 단식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 무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친 뒤 ‘이 대표를 찾아가 단식 중단을 권유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지금 단식하고 계시는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야당 대표가 ‘단식쇼’를 하고 있는데 여당이 백댄서를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단식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할 경우 자칫 이 대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수 있다”며 “무시 전략을 통해 국민에게 ‘명분 없는 단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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