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맺고 조이며 완성한 아름다움…전통 매듭에 담긴 이부자의 삶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매듭공예가 이부자 씨 기증 작품 160여 점 선보여

연합뉴스

비취발향 노리개
1996년 제21회 전승공예대전에서 특별상(문화재관리국장상)을 받은 작품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매듭은 여러 가닥의 실을 꼬아 만든 끈목을 맺고 조이면서 만든다. 노리개 같은 장신구부터 상여 장식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오랜 정성이 담긴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매듭 공예가 이부자(79) 씨가 박물관에 기증한 매듭 작품 등 총 16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이는 특별전 '매듭'을 5일부터 선보인다.

연합뉴스

매듭이 돋보이는 노리개
왼쪽부터 옥나비노리개, 마름긴노리개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물관에 따르면 이씨는 우연한 계기로 매듭 공예에 빠져 40년 이상 한 길을 걸었다.

그는 1980년대 초 국가무형문화재 매듭장 보유자인 고(故) 김희진(1934∼2021) 장인이 강의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뒤 그 길로 매듭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매듭연구회에서 스승의 작업을 돕던 그는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해 여러 전시회에 출품했고, 전승공예대전에서 7번이나 수상하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씨는 깐깐하다 싶을 만큼 꼼꼼한 스승에게 매듭을 배웠기에 그의 솜씨도 다져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며 "우연히 시작해 인생을 바꾼 취미"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묵주
도래매듭, 연봉매듭, 안경매듭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듭 묵주를 표현한 작품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매듭과 매듭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매듭을 전문적으로 만들던 매듭장, 끈목을 만드는 장인인 다회장이 주로 남성이었던 점을 소개하고 오늘날 매듭 문화와 전통을 잇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전시 3부에 해당하는 '이부자의 인생 매듭'은 이씨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담긴 다양한 작품을 하나로 엮어낸다.

붉은색 매듭과 초록색 실의 대비가 돋보이는 '비취발향 노리개'는 1996년 제21회 전승공예대전에서 특별상(문화재관리국장상)을 안겨준 대표작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천상의 계단
전통적인 조각보 형식을 차용해 만든 작품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취발향은 향을 원통형 모양으로 만들어 연결하고, 그 위에 비취색 깃털을 붙여 장식했던 것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씨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노리개를 완성했다.

은으로 만든 '수복'(壽福) 글자 장식과 빨강, 노랑, 초록 실이 어우러진 은삼작 노리개, 귀도래매듭·가락지매듭·국화매듭 등을 맺은 옥나비 노리개도 눈여겨볼 만하다.

묵주, 염주, 목걸이 등 일상에서 자주 쓰는 물건에 매듭을 더한 작품도 볼 수 있다.

1982년 금성사의 미국 공장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벽걸이 형태의 장식물은 기념패에 매듭과 술을 달아 장식했는데, 당대 유행한 장식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이부자 씨의 작업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씨는 천연염색 연구가 이병찬 씨의 권유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병찬 씨는 앞서 박물관에 천연 염색과 관련된 자료 221점을 기증한 바 있다. 박물관은 '귀중한 기증의 경험이 또 다른 기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통적인 것에서부터 현대적으로 응용한 것까지 손으로 빚어낸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보며 우리 매듭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6일까지.

연합뉴스

전시 포스터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