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매듭공예가 이부자 씨 기증 작품 160여 점 선보여
비취발향 노리개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매듭은 여러 가닥의 실을 꼬아 만든 끈목을 맺고 조이면서 만든다. 노리개 같은 장신구부터 상여 장식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오랜 정성이 담긴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매듭 공예가 이부자(79) 씨가 박물관에 기증한 매듭 작품 등 총 16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이는 특별전 '매듭'을 5일부터 선보인다.
매듭이 돋보이는 노리개 |
박물관에 따르면 이씨는 우연한 계기로 매듭 공예에 빠져 40년 이상 한 길을 걸었다.
그는 1980년대 초 국가무형문화재 매듭장 보유자인 고(故) 김희진(1934∼2021) 장인이 강의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뒤 그 길로 매듭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매듭연구회에서 스승의 작업을 돕던 그는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해 여러 전시회에 출품했고, 전승공예대전에서 7번이나 수상하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씨는 깐깐하다 싶을 만큼 꼼꼼한 스승에게 매듭을 배웠기에 그의 솜씨도 다져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며 "우연히 시작해 인생을 바꾼 취미"라고 설명했다.
묵주 |
전시는 매듭과 매듭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매듭을 전문적으로 만들던 매듭장, 끈목을 만드는 장인인 다회장이 주로 남성이었던 점을 소개하고 오늘날 매듭 문화와 전통을 잇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전시 3부에 해당하는 '이부자의 인생 매듭'은 이씨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담긴 다양한 작품을 하나로 엮어낸다.
붉은색 매듭과 초록색 실의 대비가 돋보이는 '비취발향 노리개'는 1996년 제21회 전승공예대전에서 특별상(문화재관리국장상)을 안겨준 대표작으로 꼽힌다.
천상의 계단 |
비취발향은 향을 원통형 모양으로 만들어 연결하고, 그 위에 비취색 깃털을 붙여 장식했던 것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씨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노리개를 완성했다.
은으로 만든 '수복'(壽福) 글자 장식과 빨강, 노랑, 초록 실이 어우러진 은삼작 노리개, 귀도래매듭·가락지매듭·국화매듭 등을 맺은 옥나비 노리개도 눈여겨볼 만하다.
묵주, 염주, 목걸이 등 일상에서 자주 쓰는 물건에 매듭을 더한 작품도 볼 수 있다.
1982년 금성사의 미국 공장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벽걸이 형태의 장식물은 기념패에 매듭과 술을 달아 장식했는데, 당대 유행한 장식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이부자 씨의 작업 모습 |
이씨는 천연염색 연구가 이병찬 씨의 권유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병찬 씨는 앞서 박물관에 천연 염색과 관련된 자료 221점을 기증한 바 있다. 박물관은 '귀중한 기증의 경험이 또 다른 기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통적인 것에서부터 현대적으로 응용한 것까지 손으로 빚어낸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보며 우리 매듭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6일까지.
전시 포스터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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