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WTO에 '中의 수입 금지' 반대 서면 제출…
중국 측에는 'RCEP 근거에 논의' 별도 요청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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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원전)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라 부름) 해양 방류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 간 갈등이 무역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산 수산물 전면 금지를 통보하자, 일본 정부는 이에 반대하는 서면을 WTO에 즉시 제출했다. 또 이와 별개로 중국 측에 양국이 함께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근거한 논의도 요청했다.
5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전날 오후 늦게 "중국이 앞서 WTO에 식품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을 통보한 것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WTO에 중국의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반론서면을 WTO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같은 달 31일 WTO에 이를 통보했다. 중국은 WTO 통지문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해 "공중의 생명과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키고, 위험을 완전하게 억제하기 위한 긴급조치"라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공중의 건강과 식품의 안전에 통제 불가능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WTO에 제출한 서면에서 오염수 방류 이후 인근 해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기준보다 크게 낮고, 방류도 국제적 기준이 맞게 계획대로 실시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까지 오염수 방류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WTO에 반대서면을 제출한 것과 별개로 중국 측에 이번 문제를 RCEP에 근거해 논의할 것도 요청했다. RCEP의 무역 관련 조항에 따라 수출입 금지 등과 같은 조처를 하는 국가에 대해서 관계국이 철폐를 요구하고, 관련 논의를 요청할 수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월 31일 도쿄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도요스 시장을 시찰하며 조반 해안에서 잡힌 생선을 맛 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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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은 "일본은 중국이 가능한 한 빨리 일본 측과 협의를 개최하고, RCEP 협정의 의무에 따라 조치를 검토하기를 희망한다"고 중국의 응답을 촉구했다. 하지만 NHK는 "중국이 일본의 논의 요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이런 대처 등을 통해 (중국에) 수입 금지 중단을 끈질기게 압박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처리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얻고자 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이런 조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나왔다. 이 때문에 외신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가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 간 갈등이 극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봤다.
미국 비영리재단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베이츠 길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일본과 지역 파트너 사이에 분열을 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중국이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것으로 전망했다. 리하이대학교의 허이난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오염수 방류 문제는) 중국 당국이 (경제성장 둔화 등) 국내 문제에 쏠린 시선을 일본으로 돌릴 좋은 기회"라며 오염수 관련 중국의 대응이 앞으로 더 거세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이어 인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각국의 이해를 요청할 방침이다. 특히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리 총리와 처음 마주해 중국 측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오염수 문제를 논의하자는 기존 방침을 재차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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