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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총선 이모저모

"연탄가스냐" 싸우던 홍준표·이준석 치맥 회동…당내 "총선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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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이준석 만남에 정치권 시선이 쏠리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개막한 대구 치맥페스티벌에서 만나 함께 캔맥주를 부딪쳤다. 당내 ‘비윤계’인 두 사람은 현재 각각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과 1년 6개월을 받은 상태다. 이날 만남에서 이 전 대표는 “환호하는 젊은 세대들은, 그래도 오늘은 이념보다는 치킨인 것 같다”며 최근 이념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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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021년 6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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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3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에 이 전 대표로부터 ‘대구에 내려가겠다’고 연락이 왔길래 흔쾌히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홍 시장은 ‘총선을 앞둔 비윤 세력의 연대’라는 해석엔 “나는 친윤도, 반윤도 아니다. 대통령을 도운 건 우리 당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라며 “30년간 정치를 하면서 어디 계파에 휩쓸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일축했다.



냉·온탕 오간 홍준표·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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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경선후보 및 이준석 대표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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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과 이 전 대표의 관계는 그간 냉ㆍ온탕을 오갔다. 홍 시장이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일 당시 이 전 대표는 바른정당에서 활동하며 서로 비판적 관계였다. 그러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미래통합당으로 통합되며 둘의 관계도 변화를 맞는다.

당시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당선된 홍 시장은 2021년 6월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이듬해 3ㆍ9 대선을 앞두고 ‘범보수 빅텐트’를 구상 중이던 이 전 대표가 당내 반대 목소리를 물리치고 홍 시장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이후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둘은 일종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다. 대중성에 비해 당내 지지가 부족한 홍 시장과 입당 과정부터 윤 대통령과 삐걱거렸던 이 전 대표에겐 윤 대통령과 친윤계는 맞서야 할 공통의 상대였던 셈이다.

당시 친윤계가 경선 토론 문제를 두고 이 전 대표를 일제히 비판하자 홍 시장은 “떼 지어 당 대표를 흔드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이 전 대표를 옹호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지지층인 2030 남성이 밀집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 후보는 홍준표)’ 열풍이 불며 홍 시장의 인기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대선 이후 이 전 대표의 징계 국면이 본격화되며 두 사람은 다시 갈등을 빚는다. 당으로부터 1년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당내 주류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자 홍 시장은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 연탄가스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3월엔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엄석대’에 빗대자 홍 시장은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나”고 비판했고, 이에 이 전 대표는 “누군가가 홍 시장님께서 (엄석대 측근인) 체육부장을 떠올리는 것도 존중받아야 할 자유”라고 치받기도 했다.



"비윤 연대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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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회복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둘의 만남에 당 안팎에선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30세대 남성 지지라는 두 사람의 공통분모는 총선을 7개월여 앞둔 현재 국민의힘의 약점이기도 하다”며 “두 사람의 연대는 비윤 세력이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다음 총선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홍범도 흉상 이전 등 이념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비윤계 주자들이 심리적으로 일시 연대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국민의힘 지도부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친윤계는 “무슨 영향이 있겠나”란 반응이다. 한 친윤계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이준석 징계 국면에서 홍 시장이 쓴소리를 많이 쏟아내 두 사람의 결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홍준표계’, ‘이준석계’로 부를 수 있는 세력이 없다는 점도 두 사람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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