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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푸틴의 자존심'까지 당했다…1000㎞도 날아가는 우크라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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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점령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군의 '대반격'이 세달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 본토를 향한 우크라이나 측의 드론(무인기)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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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제28여단 병사가 지난 8월 20일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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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올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에 약 190회의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 이날도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러시아 본토 최소 6개 지역을 공습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말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향해 실시한 가장 큰 드론 공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날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북서부 프스코프의 민군 공용 공항에 있던 러시아 공군의 주력 수송기인 일류신 II-76 4대가 파괴됐다. 아울러 모스크바 일대를 비롯해 오룔·브랸스크·랴잔·칼루가 등에도 드론 공격이 있었다. 이들 지역엔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도 드론 공격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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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올초부터 격화됐다. 지난해 말 크림반도 군 시설 위주로 타격하다가 지난 2월 모스크바 인근까지 날아들었다. 지난 5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로 머무는 크렘린궁과 노보오가료보 관저 인근 등까지 공격했다. 7월부터는 모스크바 중심부에 있는 상업지구 빌딩을 타격하는 등 민간 지역까지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에 최근 몇주 동안 러시아 당국이 모스크바 일대 공항을 일시 폐쇄하는 일이 반복됐다.





뉴욕타임스(NYT)·BBC에 따르면 드론 공격의 주된 목표는 비행장과 유류고, 에너지 인프라, 보안본부, 정부청사 등이다. 주로 군사·병참 관련 시설을 목표물로 삼았다.

흑해에선 해상 드론을 이용해 크림대교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크림대교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유일한 다리로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개전 이후엔 전쟁 물자 보급로로 활용되고 있다. NYT는 "이 드론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되는 장소들을 때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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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직접 개발한 장거리 드론 투입







최근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개발한 드론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스크바를 타격하고 있는 드론이 우크라이나가 자체 제조한 장거리 드론 '비버'로 추정했다. 폭발물을 탑재한 비버의 공격 범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모스크바까지 거리(700㎞)를 훌쩍 넘는 1000㎞다.

이 드론은 비행고도를 갑자기 변경해 러시아 군의 방공망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비용이 1대당 11만 달러(약 1억5000만원)로 비싼 편이다. 러시아 심장부 타격의 일등공신으로 꼽히지만, 공격이 잦아지면서 약점도 노출되고 있다. 영국왕립군사합동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롱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는 이란제 샤헤드 드론처럼 항법 방해 기술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는 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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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지난달 들어 흑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유조선을 타격한 해상 드론도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해상 드론을 사용했는지는 비밀로 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최근 자체 개발한 해상 드론 '마구라 V5', 자폭 수중 드론 '마리치카' 등을 공개했다. 이 드론들은 수백㎏ 폭발물을 실을 수 있고, 공격 범위가 800~1000㎞에 달한다. 1대당 수억원에 달하지만 효과 면에선 뛰어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방어가 어려운 해상 드론을 적극 활용하면서 흑해 패권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의 스콧 사비츠 연구원은 "해상 드론과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선박 여러 대가 떼 지어 있으면 타격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드론부대를 만들어 성과를 거둔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말엔 해상 드론 특수부대까지 창설했다.

서방에서 지원받은 드론도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호주가 제공한 종이 드론 'PPDS'는 지난달 말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비행장에서 미그-29기와 수호이-30 전투기 등을 공격했고, 판치르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와 S-300 방공 시스템 일부 등을 손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 드론은 박스 형식으로 배달돼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고, 전파를 통과시켜 레이더망에 피하기 유리하다. 무엇보다 한 대당 670~3350달러(약 90만~440만 원) 수준이라 가성비 드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러군 전투력 저하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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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 관계자가 지난 8월 23일 모스크바에서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모스크바 국제 비즈니스 센터 건물을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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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만 해도 미국(스위치블레이드), 튀르키예(바이락타르) 등 서방 드론에 의존했지만, 이제 드론 강국으로 꼽히고 있다. 대경대 부설 한국군사연구소 김기원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제공받은 서방의 각종 드론을 벤치마킹해 수개월 만에 여러 드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자중했던 우크라이나가 최근 드론 공격을 확대한 것은 부진한 대반격에서 러시아군의 전투력을 저하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 등 주요 후방 지역을 타격해 러시아인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는 한편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어 전쟁 의지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최전선에서 양쪽 모두 뚜렷한 성과를 못 거두고 있는 상황인지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범위는 더 확대되고 강도는 더 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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