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글라스'로 유명한 코닝이 한국에 2조원 가까운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폴더블 폰 생산시장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코닝은 삼성전자와 액정표시장치(LCD) 합작사를 운영했을 만큼 관계가 돈독하다.
양사 협력은 이병철 창업 회장과 에이머리 호턴 주니어 코닝 회장 재임시절인 1973년 시작됐다. 삼성은 금성사에 맞서 경쟁력을 갖춘 TV를 제조하기 위해 코닝을 파트너로 택했다. 양사는 당시 각각 50% 지분을 출자해 삼성코닝을 설립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삼성 측은 2013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했던 삼성코닝 지분 42.6%를 코닝에 전량 매각했지만, 또 다른 합작사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지분은 여전히 남아 있어 삼성과 코닝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코닝은 1870년대 토머스 에디슨의 요청으로 전구용 유리를 개발한 회사다. 대표 상품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고릴라 글라스는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개발할 때 코닝을 찾아오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이후 코닝은 평균 2년 단위로 이를 개량해왔다. 최근작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2의 경우 최고 2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멀쩡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이 제품이 탑재됐다. 하지만 빅터스 시리즈는 내구성은 강력하지만 접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폴더블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코닝은 '접히는 유리'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연구개발 끝에 코닝이 31일 공개한 얇은 힌지 정보기술(IT) 콘셉트 글라스는 가변 두께 디자인이 특징이다. 가장자리인 기기의 윙부분을 더 두꺼운 글라스로 보호하고, 힌지 부분은 더 얇게 만들었다. 웬들 위크스 코닝 회장은 "코닝의 벤더블 글라스 솔루션은 다양한 두께로 구현이 가능하고, 수십만 번 구부려도 평평함을 유지하고 접힌 부분에 큰 손상이 없다"고 자신했다. 코닝은 이 같은 벤더블 글라스를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 등에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논의를 위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위크스 회장이 직접 만날 예정이다. 이 회장과 위크스 회장은 1일 충청남도 아산시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 및 생산 현장에서 만나 사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위크스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코닝과 현대의 37년간 협력과 기술 혁신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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