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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홍범도' 이념공방…與 "역사 무시" vs 野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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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국회 첫날, 정율성·홍범도·잼버리·후쿠시마 오염수 등으로 여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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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때아닌 이념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율성 역사공원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정율성 공원 조성과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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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30일 여야가 정율성 역사공원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놓고 이념 공방을 벌였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을 두고도 정부·여당과 야당은 정면충돌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2022 회계연도 결산심사 전체회의를 열고 각종 현안과 관련해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먼저 광주시가 추진 중인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두고 국가보훈부가 시에 법적 조치 등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사업은 지방자치 사무인데 무슨 근거로 그런 조치를 하느냐"고 묻자,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법 중에 가장 중요한 법이 대한민국 헌법이다. 헌법 1조에 위반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반박했다.

민 의원이 재차 "감사원에 헌법위반으로 감사 요청하실 거냐"고 따져 묻자, 박 장관은 "극단적으로 지자체장이 김일성기념관을 만든다고 하면 용인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 의원은 박 장관이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청년 지도자포럼에 참석해 중국 측 인사에게 "일대일로 전략에 부산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공산주의자세요?"라고 되받았다.

박 장관은 "일대일로를 지지한다는 게 왜 공산주의자냐"면서 "(야당이) 색깔론이라 하는데, 매카시즘이라는 것은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낙인을 찍는 거다. 인민군을 인민군이라 하는 게 매카시즘이고 이념의 색깔론을 입히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김일성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인물을 우리 자유 대한민국의 한복판에 이렇게 역사공원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 저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광주시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것 같은데 이를 위해 역사를 깡그리 무시해도 되느냐"며 정부를 거들었다.

박 장관은 안 의원이 "정율성은 지금 국가유공자도 아니고 우리 국민도 아니지만 물론 우리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라고 하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율성의 항일운동에 대해서는 그런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다. 현재까지 검토된 자료를 보면 정율성은 항일운동가라는 데 저는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로도 공방이 이어졌다. 안 의원은 "홍범도 장군 역시 우리 역대 대통령들이 인정한 독립운동가로서의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산주의 활동 이력이 있는 분에 대해서 독립운동가로서의 업적은 기릴 수 있어도 주적을 분명히 하고 대적관이 확실해야 하는 육군사관학교에 (흉상을) 전시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게 문제라는 여론도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가 우월한 체제로 인정받는 것은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독립군은 독립군으로 기리고, 음악가는 음악가로 기리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이고, 그게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우리가 포기하면 전체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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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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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도 여야는 충돌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관련 보고서에 '일본 정부의 정책을 권고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한 점을 언급하며 "IAEA도 못 믿는 것을 총리는 전부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는) 인류 공동의 우물인 바다에 핵쓰레기를 버린 천인공노할 일이자 전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범죄행위"라며 "대통령실 홍보 영상에 바나나에도 오염물질의 350배가 들어있다고 주장하는데 과학적 사실에 대해 괴담을 유포하는 건 정부"라고 비판했다. 위 의원이 "우리 정부가 도쿄전력의 입이 됐다"고 힐난하자 한 총리는 "굉장히 일방적이고 예의가 없다"고 항의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의 안전성 홍보를 위해 대통령실이 제작한 유튜브 광고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이 "(광고에 등장한 아나운서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국민의힘 당원이자 당무(감사)위원으로 나온다"고 지적하자 이관석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법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파장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이 수석은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국민적 정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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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를 듣는 모습.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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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은 오염수 관련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다며 맞섰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MBC가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홍콩 어민의 인터뷰를 다루며 자막에 임의로 '일본 수산물'을 넣은 점을 언급하며 "자막 공작"이라고 꼬집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올해 최악의 가짜뉴스"라고 호응했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과 정부의 새만금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 발표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김수흥 민주당 의원은 "정치권이 책임을 전라북도에 다 돌리니까 책임규명을 하겠다는 건데 (여당이) 이를 문제 삼고 있다"며 "파행됐으면 전북도민을 위로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 발표에 대해서도 "전북도민들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년도 SOC 사업은 모두 원점 재검토 원칙에 따라 사업별 진행 상황과 거기 따른 필수 소요를 반영하고 있고 새만금 SOC 사업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서 현재 편성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여성가족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잼버리 같은 국제행사는 한 사람만의 탓이 아니라 공동책임"이라고 짚었다.

서 의원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잼버리 기반 시설 구축이 지연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2017년 12월에 새만금 위원회에서 부지를 관광레저용지에서 농생명용지로 변경하면서 2022년 12월까지 부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그에 따라서 상하수도나 주차장 등 기본시설 공사도 다소 늦어지고 저희가 행사하는 것에 굉장히 급박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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