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시세조작 가능성 등 이유로 반려
법원 “SEC 결정,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워”
6월 블랙록도 현물 ETF 신청, 기대감 커져
비트코인 모형들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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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가상화폐) 업계와 금융당국 사이에서 오랜 논쟁이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능성이 커졌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항소법원은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거부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심사를 재검토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레이스케일의 신청을 거부한 SEC의 결정은 자의적이고 변덕스럽다”며 “다른 유사상품과의 차이점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레이스케일은 자사가 판매하는 비트코인 펀드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를 ETF로 전환해 달라고 SEC에 요청했지만, 반려됐다.
SEC는 그간 안전성을 이유로 가상자산 선물 ETF 거래만 허용해 왔다. 현물 ETF 거래는 시세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물 ETF는 허용하면서 현물 ETF는 받아들이지 않는 SEC의 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레이스케일은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기념비적인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블룸버그도 “항소심에서 기업이 SEC를 상대로 승소한 것은 가상자산의 최대 분수령이 되는 순간임을 의미한다”며 “업계를 옥죄려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라고 평했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은 물론, 뉴욕증시에서 코인 관련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2만6000달러(약 3440만 원) 선에서 횡보세를 보였지만, 이날 판결에 일시적으로 약 8% 뛰면서 2만8000달러를 웃돌았다. 재판 대상이었던 펀드 GBTC는 전 거래일 대비 16.95% 폭등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6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을 신청한 상황에서 이번 판결까지 나오자 시장은 조만간 당국의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C는 이번 판결에 관해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판결문을 살피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SEC는 최근 잇따라 가상자산 업계와의 법적 다툼에서 밀리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와의 재판서 사실상 패소했다. SEC는 리플랩스가 증권 등록 없이 리플을 발행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리플 그 자체로 증권이라 할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은 증권’이라는 당국의 오랜 주장도 힘을 잃게 됐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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