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절반이 건설업 "공기 단축 압박"
50인 이상 제조업서 44% 감소 효과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저지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안다은 인턴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상반기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9%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사망 건수 감소 효과가 두드러졌다.
30일 고용노동부는 1·2분기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이 기간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289명으로 전년 동기(318명) 대비 29명(9.1%) 감소했다. 한 번에 2명 이상이 숨진 대형사고 사망자도 17명(5건)에서 10명(5건)으로 줄었다. 사고 건수 역시 301건에서 284건으로 17건(5.6%) 감소했다.
사망자의 절반(147명)은 건설업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명(3.3%) 줄어든 숫자다. 제조업 분야 사망자(81명)는 19명(19.0%), 기타 업종(61명)은 5명(7.8%)이 각각 줄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건설 현장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사업체에서 110명, 50인 미만 사업체에서 179명이 숨져 지난해 상반기 사망자보다 각각 11명, 18명이 감소했다. 다만 업종별 차이가 있었다. 제조업은 50인 이상 기업에서 사망자가 23명(44.2%) 줄어 큰 효과를 보였지만, 50인 미만 기업에서는 4명(8.3%)이 되레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현장에서 7명(14.0%) 늘고, 50억 원 미만 현장에서 12명(1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조업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성 평가 도입 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건설업은 매일 작업 공정이 바뀌면서 위험 요인도 바뀌나, 제조업은 기계·설비가 고정돼 공정이 정형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하고 기업이 자체적으로 산재 위험 요인을 발굴·개선하는 위험성 평가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조치가 재해방지 역량을 갖출 여력이 되는 50인 이상 제조업부터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건설업은 공사금액 기준으로 세분화할 시, 사망자 수가 △50억~120억 원 유지 △120억~800억 원 증가 △800억 원 이상 감소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800억 원 이상은 토목·플랜트가 많아 사고 가능성이 낮고 안전관리자 추가 채용 여력도 있는 반면, 120억~800억 원 공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기(공사기간) 단축 압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향후에도 사고 사망자 감소세가 지속되도록 위험성 평가 현장 안착, 컨설팅·교육·기술지도 등을 통해 사업주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구축·이행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