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재판부 "질병 진단 받고 치료, 약관 따라 보험금 지급해야"
유사 소송에 영향 미치나…소비자 단체 "지급 거부 명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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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실소연)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25일 보험사가 백내장 입원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건에 대해 ‘질병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은 경우, 약관에 따라 질병입원의료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8월 A보험사가 가입자 B에게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다.
2009년 A보험회사의 실손보험을 가입한 B씨는 2020년 11월 ‘기타 노년백내장’으로 양안에 수정체 초음파 유화술 및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등의 치료를 받고 환자부담총액인 899만5450원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이에 A보험회사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상 수정체의 혼탁이 확인되지 않아 백내장 질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B씨가 백내장 수술 전부터 착용하던 다초점안경을 대체하기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는 의료비용의 경우 면책 대상이 되어 보험금 지급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보험회사의 주장에 B씨는 백내장 질환으로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백내장 수술을 진행했고, 백내장 수술인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안경, 콘택트렌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면책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또 그 면책사유를 보험사가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단초점 인공수정체의 경우에도 근거리나 원거리에초점을 맞춘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시력교정 효과가 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백내장 수술 자체가 본인 시력에 알맞은 인공수정체를 넣어주는 것이므로, 수술에 따른 시력교정 효과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병원의 진료기록지에 기초해 판단한 A보험사 측의 의료 자문 회신 결과도 인정하지 않았다. A보험회사가 세극등현미경 검사 자료를 요구한 것은 약관에서 미리 정한 내용 이상의 입증을 요구하는 것으로, 약관에 정해지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입원치료 여부 역시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사안으로 수술 후 통증 및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일정시간 입원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B씨의 담당 의사 소견을 받아들여 이 사건을 입원치료라고 인정했다.
소비자단체는 해당 건이 백내장 관련 공동·개별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정경인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 대표는 “이 판결은 진료기록 감정 절차를 거쳐 백내장 수술에 대한 일반적인 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판결 이후 더 이상 보험사들이 백내장 수술 입원 보험금지급을 거절할 명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항소심 확정 판결은 진행중인 유사 백내장 보험금 소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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