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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신용품
최근 이른바 '무차별 범죄'로 불리는 이상동기 범죄가 잇따르면서 나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 상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 모(49) 씨는 얼마 전 가게 수납장에 보관 중이던 가스총을 꺼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살폈습니다.
20년 전 강도 피해를 당하고 구매한 가스총은 오랫동안 사실상 방치된 신세였지만, 요즘 흉흉한 사회 분위기에 다시 필요성을 느꼈다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그는 "언제, 어떻게 범죄가 발생할지 몰라 최소한의 대비를 해야 한다"며 "다른 복권방 업주들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수개월 사이에 지하철역이나 등산로와 같은 일상 공간에서 흉기 난동과 성폭행,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이어지면서 치안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복권방을 비롯해 미용실·꽃집·카페 등 영세 업장에서 홀로 일하는 업주나 종업원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는 지난 10일 낮 여성 업주 혼자 있는 카페에서 4시간 동안 머물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업주는 인터넷에 글을 올려 "폐쇄회로(CC)TV를 보니 손님이 음란행위를 하고 있었다"며 "이후 카페 일도 하기 싫어지고 악몽을 꾼다"고 토로했습니다.
인천 연수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40대 업주는 "경찰력이 배치된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1인 점포로 운영되는 소규모 가게들은 범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세 상인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기 상황에 대비해 호신용품을 구매하거나 사설 경비업체를 통해 자구책을 찾는 모습입니다.
복권방 주인 김 씨는 "가게 내부에 비상벨을 설치해 긴급 상황 시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사설 보안업체가 출동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별도 허가 절차 없이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호신용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권총 모양의 호신용 스프레이 판매 사이트에는 '늦은 시간까지 자영업을 하는 친오빠를 위해 구매했다', '택시운전할 때 위험해서 구매했는데 만족한다' 등의 후기들이 달렸습니다.
호신용품 업계 관계자는 "1인 점포 운영자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긴 만큼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며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프레이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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