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서 불과 5㎞ 떨어진 건물에 드론 충돌
우크라, 5월 이후 드론 적극 활용…러 본토 타격 지속
내륙 깊숙한 곳도 공격…내부 소행 가능성에 러 ‘긴장’
나토 개입 등 확전 우려한 美 “드론 공격 권장 안해”
러시아 ‘모스크바 시티’가 23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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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푸틴 집무실 인근서 나흘만에 또 드론 공격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5㎞ 떨어진 모스크바 상업지구 ‘모스크바 시티’가 이날 새벽 드론 공격을 받았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드론이 모스크바 시내의 건설 중인 건물을 타격했다”며 “다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통신도 폭발음과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오늘 새벽 3시경에 모스크바 시내에서 큰 소리가 들렸고, 조금 후에 같은 지역의 건물에서 연기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티는 크렘린궁 인근에 위치한 비즈니스 센터로, 20여층부터 100층이 넘는 여러 고층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센터가 위치한 지역은 경제 중심지로 모스크바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모스크바 다른 지역에서도 이날 드론 공격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모스크바 주요 공항들은 새벽부터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 한 대는 모스크바 시내 건물을 공격했고 다른 두 대는 (러시아군이) 모스크바 서부 지역에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 중심가를 겨냥한 드론 공격은 지난 19일 새벽 모스크바 시내 엑스포 센터 단지의 한 건물이 드론 공격을 받아 파손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5월 초 처음으로 크렘린궁을 겨냥한 드론 공격 시도 이후 꾸준히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와 점령지를 타격해 왔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에는 사흘 사이에 모스크바 시티에 대한 두 차례 공격이 있었고, 지난 17일과 18일에도 모스크바 도심에서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흑해에서도 이달초 러시아 군함과 유조선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겨냥한 대다수 드론 공격과 관련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러, 내부 공격 가능성에 ‘긴장’…미국은 “드론 공격 권장 안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 역시 전투에 드론을 적극 활용하며, 최근 양국 간 전쟁은 드론전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드론은 다른 군사장비보다 제조 비용이 저렴하고 빠르고 쉽게 생산할 수 있음에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미사일 대체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러시아는 드론 공격 자체보다는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에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반정부 세력이 우크라이나와 공조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례로 지난 19일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50㎞ 떨어진 러시아 내륙 공군기지에서 드론이 TU-22M3 백파이어 중형 폭격기를 파괴했는데, 내부에서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군사정보 당국은 “러시아 내부의 전략적 위치를 보호하는 능력에 다시 한번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고, 가디언은 “내부에서 드론이 발사됐을 가능성은 러시아에 굴욕을 안겨준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는 “러시아 내부 강경파들 사이에서 (내부에서 공격이 이뤄진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드론 공격을 마냥 달갑게만 보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모스크바 드론 피습 소식이 알려진 뒤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을 권장하지 않는다. 자국을 방어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벨라루스 간 확전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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