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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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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535억 폭격기' 박살…모스크바 노리는 우크라 드론,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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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지원무기와 달리 규제 속박 없고 저비용 고효율…"대반격 지지부진, 군 사기 진작용"

머니투데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국제비지니스센터 건물이 드론과 충돌해 현지인력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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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다윗의 돌팔매'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값싼 드론으로 러시아 본토에 국지적 공습을 감행, 선전과 적국 교란 등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중심부에 6일째 드론 출현…"키이우 테러리즘" 러시아 격앙

23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바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오전 시내 건물에 드론이 충돌했다고 밝혔다. 드론은 우크라이나 측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며, 러시아 측 전자장비로 무력화돼 추락하던 중 건물과 충돌했다고 한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크렘린궁에서 약 5km 떨어진 곳으로, 이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잠시 중단됐다.

CNN은 "키이우 정권의 또 다른 테러리즘 공격"이라며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러시아 수도를 향해 6일 연속으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에도 모스크바 지역에서 드론 2기가 포착, 격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브랸스크 지역에서도 다수의 드론이 포착돼 러시아 군이 제압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AP통신이 브랸스크 주지사 발언을 인용, "이 지역에서 우크라 측 공작원과 정찰부대가 전선 돌파를 시도했다"고 보도한 점 등을 고려하면 브랸스크는 물론 모스크바 드론까지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드론 한 방에 '535억 폭격기' 격파" 저비용 고효율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시카 프라우다'는 전날 군 내부자 발언을 인용, "지난 19일, 21일 러시아 칼루가 주와 노브고로드 주에 드론 공격 작전을 펼쳐 러시아 측 Tu-22M3 폭격기 2대를 완파하고 다른 항공기 2대에도 손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Tu-22M3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폭격기로,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한 대당 4000만 달러(5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군이 이 폭격기를 마라우폴 폭격 작전에 동원해 민간 사상자를 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 정보당국 대변인 안드리 유소프는 현지매체 리가넷 인터뷰에서 "우크라 정보부와 긴밀히 협력 중인 요원들이 공격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우크라 측은 몇 달 전부터 러시아 내부에서 파괴공작을 실행할 수 있는 공작원들을 육성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CNN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지난 5월 크렘린궁을 겨냥해 드론을 띄운 이들도 우크라 측에서 육성한 공작원들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규군이 대치하는 전선에서 드론이 활약할 여지가 많지 않지만, 적국 본토에서 중요시설을 타격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스테판 울프 버밍엄 대학 국제안보학 교수 등은 호주매체 더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 군은 값싼 드론으로 훨씬 비싼 러시아 군 장비를 효과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며 "서방에서 지원한 군수장비에는 여러 규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자국 드론을 더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더 많은 '미확인' 드론 보게 될 것"

특히 드론으로 모스크바를 겨냥하는 이유에 대해 "정보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러시아 군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동시에 우크라 군의 드론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반격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드론 공격은 군 사기를 올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자국 군수산업으로 만들어낸 기술력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GPS에 의존하지 않고 태블릿PC나 VR장비로 직접 조종하기 때문에 러시아 측 전파방해를 효과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를 향한 드론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점차 전쟁은 러시아 영토로, 러시아의 상징적 중심지와 군사 기지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것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고 절대적으로 공정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한 대형상가에서 드론 폭발이 일어난 직후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언하고 바로 다음날 같은 건물 상층부에서 또 드론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비서관은 "러시아 군은 더 많은 '미확인' 드론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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