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위원, 3년 임기 마치고 소회 밝혀
3인체제서 졸속 안건 의결 지적
“방송 자유·공익 위해 힘써달라”당부
3인 상임위원 체제가 이어지는 중에, 졸속으로 안건들이 의결됐다고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서 방송을 장악하려고 시도하면 탄핵의 마일리지가 쌓일 것”이라는 경고까지 날렸다.
김현 상임위원이 방통위 기자실에서 퇴임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전선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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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위원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운영돼야 함에도 수십 차례에 걸쳐 위법한 일이 그것도 ‘설마 아니겠지’ 했던 일이 두 달 반가량 벌어졌다”며 “자고 일어나 보니 흑백 TV 세상이 됐고, 21세기 대한민국이 5공화국으로 회귀한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 직무대행의 직권남용에 단식까지 하며 대응했지만, 무자비한 폭거 앞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방송 장악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지만,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김 위원은 그간 진행된 방통위 운영 체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안결 의결은 최소 3인 이상 다수결이 있어야 하지만 이 점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통위 전체회의는 한상혁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고 해임된 이후, 약 3개월여 동안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김현 상임위원, 이상인 상임위원 3인 체제로 진행돼왔다. 김현 위원은 야당 추천이며,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은 여당 추천, 이상인 위원은 대통령 지명이다.
김 위원은 “2008년 방통위가 설치된 이후 상임위원 5인이 협의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표결로 의결한다는 원칙이 이어져 왔으나, 최근 80여 일 동안 3인 체제 방통위에서 TV 수신료 통합징수, 공영방송 이사 해임 등 주요 안건들이 졸속으로 의결됐다”며 “방통위에서 안건을 의결할 때 최소 의결정족수인 4명은 반드시 채워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은 수신료 통합징수 등 주요 안건이 상정됐을 당시 안건 통과에 반대해 회의에 불참해왔다. 하지만, 김효재 직무대행은 김현 위원이 빠졌음에도, 이 위원과 함께 2인 체제로 회의를 강행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의결정족수에 미달됐는데도 회의를 진행했다며 수차례 반발한 바 있다.
김현 의원은 “상임위원들이 의사를 논의하고 의결하라는 정신은 방통위 설치법에부터 담겨 있다”며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방심한 틈을 타 폭거가 자행되고 있다. 당분간은 2인 체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지금 같이 단 2명이 방송 장악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면 탄핵의 마일리지를 쌓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현 정권에서 방통위 직원 60여 명이 조사받고 2명이 구속되는 엄청난 일을 겪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버티는 직원들에 위로와 감사를 전한다”며 “방송의 자유와 공익성을 높이고 원칙의 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달라”고 방통위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은 상임위원 임기 종료 이후 거취에 대해선 “제가 아직 정당인이 아닌 만큼 (방송 장악 방지) 관련 활동을 위해서는 좀 더 주변 분들과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이야기를 많이 못했으니 대화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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