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 주기영 팀블랙버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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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영 팀블랙버드 대표/사진제공=팀블랙버 |
"크립토퀀트는 암호화폐 시장의 블룸버그입니다."
주기영 팀블랙버드 대표는 자사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서비스 '크립토퀀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크립토퀀트는 블록체인상의 거래내역인 '온체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 특성상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만 자금 추적이 어렵다. 익명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지갑의 주인이 누군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크립토퀀트는 거래소나 고래(대량 보유자) 등 주요 시장 참여자의 거래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 및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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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계기가 된 수십억원 날린 쓰라린 투자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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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영 대표가 블록체인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캐나다 워털루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갔던 2016년이다. 워털루대학은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이 다녔던 학교로, 주 대표는 이더리움을 주제로 한 밋업 자리에 참석하면서 암호화폐에 빠졌다고 한다.
주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이더리움을 알게 돼 공부하다 보니 트레이딩도 시작해 수십억원을 벌기도 했다"며 "하지만 2018년 중국에서 벌어진 사기성 암호화폐공개(ICO)에 속아 한순간에 돈을 다 잃었다"고 말했다.
쓰라린 투자 실패는 창업아이템의 기반이 됐다. 주식시장의 재무제표처럼 암호화폐 시장에도 투자자를 위한 데이터 분석 도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 대표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의 기준도 없고 느낌만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며 "온체인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이템은 확고했지만 세 번이나 피보팅을 단행했다. 그중에는 온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호화폐 불법거래를 추적하는 것도 있었다. 경찰청과 공조수사를 하며 N번방의 주범 조주빈의 범죄수익을 찾아내는 등 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2021년 해당 사업을 정리했다.
현재 크립토퀀트는 암호화폐 지갑 식별기술을 바탕으로 코인 거래내역, 지갑 주소, 보유 코인 수량 등 온체인 데이터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덱스로 가공해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약 200여개 국가에서 45만명이 크립토퀀트를 사용하고 있다.
주 대표는 "암호화폐 지갑의 주인이 누군지 파악하는 정확도가 매우 높고 동종업계에서 가장 많은 시장참여자의 지갑 수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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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금융그룹·무디스도 러브콜…코인계 블룸버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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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블랙버드 직원들/사진제공=팀블랙버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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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루나사태', 'FTX 파산' 등 블록체인 시장을 할퀴고 간 악재는 오히려 팀블랙버드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주 대표가 지난해 루나 사태와 FTX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이상징후를 발견해 사전에 경고했기 때문이다. 그는 팀블랙버드의 대표이면서 크립토계의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30만명이 넘는 X(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한 고객사는 팀블랙버드의 경고에 미리 자금을 인출해 약 500억원의 손실을 막기도 했다.
주 대표는 "당시 FTX가 보유한 예금 예측 총량이 매일 1조원 이상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등 일반적인 코인거래소의 양상과 달랐다"며 "당시 이 데이터를 믿지 않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분석이 정확했고 지금까지의 적중률은 100%"라고 말했다.
높은 데이터 정확도에 미국 전통 금융기관도 크립토퀀트의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암호화폐 시장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리스크를 확인하려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온체인 데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유명 경제전문지 포브스, 블룸버그 등이 크립토퀀트의 데이터를 인용하고 있다. 2020년 4월 무료버전으로 출시해 그해 9월 유료버전을 내놓았는데, 유료버전 출시 한달 여만에 손익분기점(BEP)을 넘겼다.
주 대표는 크립토퀀트의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스크 관리 지표를 개발해 코인의 가치투자를 돕는 것이 목표다. 그는 "S&P500 등 지수에 투자해 중위험 중수익을 얻는 것처럼 이 시장에서도 리스크 지표를 개발해 투자지표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퀀트 투자모델도 만들어 판매하고 장기적으로는 운용사들이 이 모델을 활용해 관련 펀드상품을 출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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