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중국해 기지에 물자공급…中 "인도적 차원서 허용"

남중국해 필리핀 좌초 군함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필리핀이 중국의 물대포 공격이 발생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기지로 보급품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은 이날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정박 중인 군함에 대한 재보급 임무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중국 해경의 차단과 방해 시도에도 불구하고 임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인도적 차원에서 생필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맞섰다.

류더쥔 중국 해경 대변인은 "필리핀 보급선 2척과 해경선 2척이 허가 없이 런아이자오 해역에 진입해 엄중히 경고하고 전 과정을 감시했다"며 "대규모 건축 자재를 싣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음식 등 생필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특별 조치했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이 언급한 건축 자재는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좌초된 필리핀 군함을 보수하는 자재를 뜻한다.

필리핀은 1999년 이곳에 자국 군함이 좌초했다며 해당 선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지만, 중국은 필리핀이 불법으로 해당 암초를 점거하고 있다고 맞서 왔다.

특히 중국은 좌초된 군함을 예인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지만 필리핀은 그런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은 좌초 군함 문제로 잊을 만하면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 해경은 지난 5일에도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

류 대변인은 "중국은 난사군도와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고, 필리핀이 불법 건축 자재를 운송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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