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서 중 겨냥…“남중국해 공동 대응”
중 vs 미·일·호주 각자 군사훈련…지역 긴장감 커져
‘물대포 논란’ 필리핀은 훈련 불참, 中 “美 의존 안돼”
지난 6월 6일 남중국해 일원에서 필리핀 해안 경비대 순찰선(왼쪽)과 미국 해안 경비대함이 해상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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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사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오는 27일까지 서해 북부 보하이 해협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미 예정됐던 통상적인 훈련이지만 앞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AP통신·교도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또한 오는 23일부터 일본·호주와 함께 남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이 실린 대형 함정을 필리핀으로 파견해 합동으로 훈련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또 남중국해 인근 국가인 대만은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이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목하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남중국해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무력 충돌은 지난 5일 벌어졌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은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를 뿌려 쫓아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필리핀은 중국의 공격이라고 즉각 반발했으며 미국과 서방국들도 중국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영유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반박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이달 19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3국이 연례 군사연습을 포함해 방위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중국이 국제질서를 저해한다며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공동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미·일이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을 시사한 이후 남중국해에서 잇달아 군사훈련이 벌어지는 셈이어서 긴장감은 고조될 전망이다.
최근 남중국해 논란에서 중심이 됐던 필리핀은 이번 미·일·호주 합동훈련에는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중국은 필리핀이 미국의 압력에서 중국과의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필리핀은 미국과 중국간 패권 경쟁의 전략적 요충지다. 첸샹먀오 국립 남중국해연구소 세계해군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환구시보에 “중국이 도전하고 있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군은 중국과 경쟁할 지역을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으로 보고 있는데, 그것이 미국이 필리핀을 발판으로 삼고 싶어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GT)는 첸샹마오의 말을 인용해 “미국에 대한 완전한 의존은 필리핀을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훈련 불참은) 강대국간 균형을 추구하는 필리핀의 전술의 일부”라며 “필리핀은 경제 발전 측면에서 중국을 필요로 하고 미국은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국의 전진 배치 기지로 사용될 경우 무력 충돌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특정국의 해양권 침해를 조장·지지하면서 지역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며 “필리핀은 중국에 맞서기보다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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