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전월보다 5000억원 가량 늘었다. 카드론이 플랫폼사 앱에서 조회되면 비대면 대환대출을 통한 고객 유출이 심각할 것이란 우려는 일단 기우에 그쳤다. 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 대출을 갈아탄 고객이 적었고, 수익 보전을 위해 카드사들이 카드론 취급을 늘린 영향이다.
21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BC·롯데·하나·우리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35조3592억원으로 전월보다 5484억원 증가했다.
고객이 보유한 카드론 정부가 플랫폼사에서 조회되면 카드론 고객이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 등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와 다른 양상이다. 지난 7월부터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정보를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플랫폼사 앱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6월까지는 전산상 문제로 일부 카드사의 카드론만 조회가 가능했다. 카드론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에 카드업권에서는 고객들이 손쉽게 10%대 중반 금리에서 10% 미만 은행 금리로 갈아탈 것이란 걱정이 많았다.
카드사 우려와 다른 양상이 나타난 건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로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넘어간 대출이 적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40영업일 동안 1조48억원의 대환대출이 일어났다. 이중 90%는 은행간 대출 이동이다.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갈아탄 비중이 10% 수준인 데다, 2금융권에는 카드사뿐 아니라 캐피탈사, 저축은행도 있어 실제 1금융권으로 이동한 카드론 규모는 1000억원 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카드론 취급을 늘린 점도 카드론 잔액 증가에 한몫했다. 8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이용액은 3조5496억원으로 전월보다 2373억원 늘었다. 본업인 결제수수료 수익 악화가 이어지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사업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목적이다. 지난달 8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잔액 또한 6조4078억원으로 전월보다 773억원 증가했다.
우려와 반대로 카드사가 저축은행 등 다른 2금융권의 대출을 적극적으로 끌어올 가능성도 있다. 2금융권 대출에서 1금융권으로 넘어가기가 어려운 만큼 2금융권 내에서 금리 경쟁력을 높이면 오히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저축은행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사 카드론 상품을 플랫폼사 앱에 입점한 곳은 신한·국민·현대·우리카드 등인데 삼성·롯데카드 등도 연내 플랫폼사와 상품 협약 완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