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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 넘게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현지시간 14일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17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루블화 환율은 한 때 1달러당 100루블을 넘기도 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오전 루블화 가치 하락이 수출 감소와 수입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에는 다음날인 15일 오전 임시회의를 열어 현재 8.5%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깜짝 발표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화폐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루블화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이후 폭락했다가 러시아 당국의 개입에 힘입어 가치를 회복한 바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환전 금지와 외국인 주식 매도 금지, 에너지 기업들의 루블화 보유 의무화 등의 조치를 도입했는데 이는 루블화의 수요를 늘려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같은 러시아 당국의 적극적인 규제와 함께 고유가 등 러시아 경제에 유리한 주변 환경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루블화의 가치는 달러당 50루블 선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해 루블의 가치는 30% 가까이 급락했는데, 전 세계 국가 중에서 러시아보다 화폐 가치가 더 많이 떨어진 국가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튀르키예뿐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루블화 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수출 감소 등 교역 조건 악화를 지목하며 환율이 다시 안정화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유가 상승 등 유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무역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지난해에 비해 8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의 지출 증가도 루블화 폭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지출을 대폭 늘리면서 통화량 증가로 루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영국 BBC는 루블화 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전하면서, 환율 문제가 러시아 경제 전반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전시 상황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더욱 부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러시아 남성들의 징병으로 빈 노동 현장을 채워온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루블화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대신 다른 국가로 발을 돌리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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