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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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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뉴진스의 아이폰, 탓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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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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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 신곡 'ETA' 뮤직비디오./사진=뉴시스(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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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는 신곡 'ETA' 뮤직비디오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4 프로'를 들었다. 친구에게 '네 애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어'라고 전하는 내용의 뮤직비디오에서 뉴진스는 줄곧 아이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영상통화를 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뉴진스가 한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ETA 무대를 선보이면서 멤버들이 직접 아이폰을 들고 서로를 촬영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간접광고' 지적이 일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들여다볼 계획이다.

애플과 K팝 스타의 노골적 콜라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진다. 특히 애플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대표 한국 기업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 Z5' 시리즈를 공개한 시기인 터라 씁쓸함을 더했다. 폴더블폰을 앞세워 MZ세대 공략에 나서겠다는 삼성에 '그래도 MZ는 아이폰을 사랑해. K팝 스타마저'라며 한 방 먹이려는 애플의 노림수로 보였고 이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서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브랜드 점유율은 삼성 69%, 애플 23%였다. 그러나 20대에서는 애플 65%, 삼성 32%로 정반대였다. 조사대상에서는 빠졌지만 10대도 마찬가지다. '갤럭시 키즈폰'을 머지않아 아이폰으로 바꾸려는 중·고등학생이 넘쳐난다는 게 학부모들의 전언이다.

아이폰을 원하는 이유도 뚜렷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국내 30세 미만 이용자들은 '성능'(32%)과 '브랜드 이미지'(31%)를 환승의 이유로 꼽았다.

특히 젊은층은 아이폰의 카메라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 하드웨어는 삼성폰이 오히려 낫다. '갤럭시S23 울트라'로 줌인한 달표면 사진에 일론 머스크가 'Wow'(와우)라는 감탄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민감한 10대 사이에선 '아이폰 사진, 영상은 뭔가 다르다'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 애플의 이미징 최적화 소프트웨어가 삼성보다 월등한 탓이다.

삼성폰에 '힙'(Hip)한 이미지 획득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뉴진스가 아이폰을 들었으니 못지않은 인기 아이돌의 손에 갤럭시를 들려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10·20대가 선망하는 셀럽이 어느새 갤럭시를 택하고 젊은층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게 이상적이다. 그런 면에서 갤럭시Z 플립 폼팩터의 성취는 고무적이다.

2019년 삼성이 첫 폴더블폰을 선보였을 때는 '옆으로 접는' 폴드뿐이었지만 2021년 '위아래로 접는' 플립3가 대박을 쳤다. 삼성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반전은 소비자의 선택에서 비롯됐다. 올해 갤럭시 Z5 시리즈도 국내 예약판매 102만대의 신기록을 썼는데 플립5가 70%가량을 차지했고 젊은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여전히 10·20대는 아이폰을 원하지만 플립5가 반격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폴더블폰이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에 불과하다지만 미래세대가 꽂힌 폼팩터로 발돋움한다면 더 큰 스케일의 '반전'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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