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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취업과 일자리

폭우가 빼앗은 일용직 노동... 7월 취업자 증가폭 29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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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7월 고용 동향
60대 이상 일자리만 증가세 지속
한국일보

9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시민이 구인 정보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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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 영향으로 일용직 일자리가 줄면서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취업자 수 증가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터라 고용이 견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자리가 고령층에만 집중되고 있어 고용의 질은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7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8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1,000명이 늘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월 이후 29개월 만에 최소 증가폭으로, 올해 들어 매달 취업자가 30만~40만 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됐다. 통계청은 “7월 내내 이어진 폭우 때문에 건설·농림 분야의 일용근로자(18만8,000명)와 임시근로자(14만4,000명)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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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만 취업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됐다. 60세 이상에선 29만8,000명이 늘었지만,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선 취업자가 오히려 줄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은 13만8,000명이 줄어 감소세가 9개월째 지속됐고, 40대도 6만1,000명이 줄어 13개월째 뒷걸음질 쳤다.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제조업 일자리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는 3만5,000명이 줄어 7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고, 부동산시장 침체에 건설업 일자리 역시 4만3,000명이 줄었다.

그러나 정부 평가는 자화자찬 일색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15세 이상 고용률(63.2%)은 7월 기준 역대 최고, 실업률(2.7%)도 7월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며 “고용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인구수를 고려해 작성되는 ‘취업률’과 ‘실업률’로 보면 고용지표가 나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고령층 일자리 사업 효과를 빼면 사실상 새로운 고용 창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고용시장이 좋다고 볼 게 아니라, 일자리 미스매치나 고용의 질 악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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