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격차와 비용 문제 불구 정보 유출 우려 감안
인도 정부, 비용 문제에도 자체 드론 산업망 구축 의지
인도 정부가 군용 드론 제조업체들에게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부품 사용을 금지했다고 로이터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건과 국방 및 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수개월 간 자국 군용 드론 생산업체들에게 중국산 부품 사용을 금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이미 2020년부터 정찰 드론에 대해 단계적으로 수입 제한을 실시해오고 있는 가운데 그 범위가 군용 드론으로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인도 드론업계는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가운데 군용 드론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일부 부품을 수입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중국산 부품으로 인해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입수 문서에 따르면 인도군 관리는 올해 2, 3월 회의에서 드론 입찰업체들에게 "인도와 육로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설비 및 부품은 "보안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입찰 문서 역시 그러한 부품은 중요한 군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보안 허점'이 있다며, 업체들에게 부품 원산지를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인도군의 한 고위 관리는 '이웃 국가들'이란 중국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며, 그동안 인도 산업계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 왔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의회 역시 2019년에 미 국방부가 중국산 드론 및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드론의 구매,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킨 바 있다.
한편 중국은 사이버 공격 연루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데, 중국 상무부는 지난 주에 일부 드론 및 드론 관련 제품에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9월부터 수출 통제 조치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다장이노베이션(DJI) 등을 보유한 드론 강국이다.
인도 드론업계 '첩첩산중'
한편 인도 정부가 군용 드론에 중국산 부품 사용을 금지함에 따라 인도 드론업계도 앞길이 막막해진 상태이다.
중국 부품업체들을 대체할 산업망을 새로이 모색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했고, 또 다른 국가들의 업체들 역시 대다수는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소형 군용 드론 제조업체 뉴스페이스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스의 창립자 사미르 조시는 드론 공급망의 제품 중 7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전했다. 그는 "예를 들어 폴란드 업체와 얘기를 한다고 치자. 그 업체의 부품 역시 중국을 통해 들여온다"고 말했다.
기술적 격차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드론 생산 노하우가 부족한 인도는 드론의 제품과 시스템 모두 외국업체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인도 대기업들은 지금까지 드론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인도 방산업계는 긴 리드 타임(제품 생산에서 완성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수주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벤처 캐피탈업계로부터 외면을 받았기 때문에 드론 산업의 기반이 부실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이러한 기술적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전 국가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인도 드론 산업이 이처럼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드론의 내수 생산망 구축을 위해 기꺼이 높은 비용을 감내하겠다는 자세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도군 고위 관리는 "오늘 중국에서 설비를 산다고 할 때, 그것을 인도에서 만든다고 하면 비용이 50% 올라갈 것이다"면서도 "우리는 국가적으로 여기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sotg81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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