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낙농가에 대한 일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고령화된 소규모 농가는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대형화된 농가를 중심으로 원유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7일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63·사진)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유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원유 가격이 너무 올라 기업 활동이 어려운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농림부 축산정책관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등을 지낸 농축산물 전문가다. 그는 원유 가격 협상을 관할하는 낙농진흥회 회장을 2017년부터 4년간 지냈다.
이 회장은 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원유 쿼터제를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원유 쿼터제는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서 정해진 양의 원유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제도다. 출생률이 감소하고 유제품 수요가 줄어들면 원유 공급을 줄여야 하는데, 구매를 탄력적으로 조율하지 못하니 경영 비효율이 커진다는 것이다.
반면 농가의 원유 생산비와 원유 가격 격차가 과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올해 생산비와 원유 가격 차이는 ℓ당 291원에 달한다. 원유 1ℓ를 생산하는 데 959원이 드는데, 유가공업체에 팔 때는 1251원을 받는 것이다. 현재 원유 가격은 유가 연동제를 통해 정해져 생산비용이 올라가면 판매가격도 자연히 올라간다.
이 회장은 '체세포 인센티브' 철폐를 단기적 대안으로 제안했다. 체세포 인센티브는 과거 원유 생산시설이 열악할 때 체세포 농도가 높은 저품질 원유를 생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농가에 지급하던 인센티브다. 현재 최대 ℓ당 인센티브 52원을 제공한다. 이 회장은 "이제는 유가공업체가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 등을 사용해 체세포를 걸러낼 수 있어 굳이 농가에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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