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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에어컨은 남 얘기"…바람 안 통하는 쪽방촌 고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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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날씨에 에어컨은커녕 창문도 제대로 없는 방 한 칸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여느 때보다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 얘기입니다.

장선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평 남짓한 월세방에 20년째 홀로 사는 84살 황대연 할아버지.

바람 통할 창문도 없어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는 땀이 맺힙니다.

[황대연/창신동 쪽방 주민 : 더 더워요. 지난해보다 더 더워. 이런 것만 없어도 좀 나은데 어디 보관할 데가 없거든.]

다가구 주택인 까닭에 집주인이 에어컨 설치를 꺼린다고 합니다.

[황대연/창신동 쪽방 주민 : 작년부터 (달아 달라고) 했는데 안 하더라고. 왜냐하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거든. 선풍기 이거 갖다 놓고 하다가 되게 더우면 저기 부엌에서 물바가지로 이렇게 퍼서…]

쪽방촌의 낡은 슬레이트 지붕은 열기를 그대로 흡수합니다.

한여름 쪽방의 실내 최고 온도는 섭씨 35도를 육박해 아파트나 연립 주택보다 평균 3도 가까이 높습니다.

[김나나/창신동쪽방상담소 실장 : 골목이 좁다 보니 (에어컨을) 바닥에는 놓을 수 없어서 벽에다 달아야 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벽이 다 금이 가고 철근이 다 드러날 정도로 너무 노후해 에어컨을 달 수가 없는 환경인 거예요.]

지난해 서울 쪽방촌 거주자 1,165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84.8%가 고혈압과 관절염, 당뇨 등 만성질환자였습니다.

그나마 쪽방 상담소 방문 간호사 1명이 주민 190여 명을 매일 번갈아가며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어머니, 혈압이 높은데? 머리 안 아파요?) 몇인데? (182.) 열받아서 그래.]

해마다 폭염 대책은 쏟아지고 있지만, 열악한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편집 : 김종미)

장선이 기자 s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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