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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7.30.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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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이 수일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이 즉각 사과하고 발언을 정정하지 않은 가운데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까지 공개적으로 김 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서면서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공식 사과하지 않고, 양이 의원까지 나선 것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우호적인 청년층의 표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설령 이런 의도일지라도 이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노인 비하 논란에 대해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자신의)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노인을 폄하할 의사는 없었지만, 마음 상한 분이 있다면 유감"이라고 밝힌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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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위원장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혁신위의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후안무치한 적은 없었다. 과거에는 사과라도 했지만 지금은 사과도 없다"며 "적반하장인 걸 보면 실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위가 반혁신적 구태에 앞장서고 있다. 이쯤 되면 국민 앞에 깨끗이 사과하고 간판을 내리는 게 마땅해 보인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내에선 김 위원장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는(박주민 의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는 반면 논란을 이해하지 못하겠단 반응도 여전하다. 서복경 민주당 혁신위 위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렇게 논란이 될 거라고 생각을 안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 "그 당도 문제가 많던데, 그 당 일은 알아서 하시고 민주당 일은 민주당에서 알아서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가 민주당의 세대 인식이 드러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로 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60대 이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단 얘기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를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청년층의 표심 결집에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양이 의원은 이미 논란이 촉발된 상황에서 논란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했단 점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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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은경 위원장과 양이 의원의 발언은 2050 세대가 진보 정당에 대해 지지 성향을 보였던 5~10년 전 과거의 기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그 땐 60대 이상 세대가 2050 세대에 포위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조국 사태를 전후해 2030 세대가 진보 지지에서 상당수 이탈했고 현재 2030 세대는 남녀로 갈려져 있다"며 "이번 논란은 20대 남성들의 역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노인만 비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청년을 더욱 비하하는 것"이라며 "청년들을 감히 가르치려 들며 민주당에 표 찍으라는 게 꼰대질이 아니면 뭔가"라고 비판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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