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륨 등 수출 통제 이어 미 등 서방 겨냥 조치 해석
中 "민간 드론 군사용 전용 우려"
중국 최대 드론업체 대강창신과기유한공사(DJI·다장)가 만든 '다장 매빅 2 프로'(Mavic 2 Pro)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상공을 날고 있다. 2021.12.15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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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이 31일 일부 드론(무인기) 관련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에 대해 첨단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미국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세관총서,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는 드론 엔진, 레이저, 통신 장비 및 안티 드론(드론 탐지 및 방어) 시스템 등의 드론 관련 장비에 대한 수출제한이 9월 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출 규제 조치는 시행 후 2년을 초과할 수 없다.
상무부 등은 "이번 발표는 국가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 드론은 조종사의 가시거리 밖에서 비행하거나 최대 항속시간이 30분 이상인 것, 최대 이륙 중량이 7kg 이상인 드론 중에서도 투척 기능이 있는 경우다. 또한 최대 지속 출력 16kW를 초과하는 특정 드론이나 드론 전용 엔진, 특정 드론 전용의 기술을 가진 장비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중국의 드론 산업 규모는 큰 편으로 미국을 포함해 여러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드론의 50% 이상은 중국에 본사를 둔 회사인 다장이노베이션(DJI)이 제조했는데 이는 공공 보안 기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론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반도체 칩이나 태양광 패널 제조에 사용되는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금속에 대한 수출 통제에 이어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최근 몇년간 드론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민간 드론이 군사용으로 용도가 변경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은 드론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종합적 평가에 기초해 수출 통제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며 특정 국가나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이 무인기에 대해 수출 규제를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는 드론이 군사용으로 사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중국산 드론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수출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군사평론가인 쑹중핑은 현지 언론에 "중국은 미사일, 드론 등 무기 및 장비 수출 제한에 대해 자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다"며 "드론을 소유해선 안되는 최종 사용자에게 드론이 이전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국가로서의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고 진단했다.
항공전문가인 왕야난 연구원은 "이번 조치에도 합법적이고 민간을 목적으로 하는 드론은 관련 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수출될 수 있다"며 "민간 드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른 영향이 예상되는 다장이노베이션은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제품과 기술을 어떠한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반대해왔다"며 "군사적으로 사용되는 제품과 장비를 설계 및 제조한 적이 없으며 군사 충돌이나 전쟁을 위해 어떤 국가에 제품을 판매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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