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특이항원 검사 보완 가능
조기 발병·생존율 개선 기여 전망
유전성이 높은 전립샘암의 조기 예측력을 높이는 새로운 지표가 개발됐다. 특히 이 지표는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전립샘특이항원(PSA) 검사를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돼 전립샘암의 조기 발견 및 생존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립샘암은 1990년대에는 국내 남성암 9위에 그쳤으나, 2020년에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암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송상헌 교수팀은 전립샘암의 조기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다중유전위험점수(PRS·Polygenic Risk Scor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송상헌 교수팀은 전립샘암의 조기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다중유전위험점수(PRS·Polygenic Risk Scor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립샘암 발병에는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 변이 상태가 영향을 미치는데, 단일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빈도는 아주 낮다. 이에 연구팀은 단일염기 다형성의 더 작은 단위로 쪼갠 유전자 변이의 종합적인 영향력을 취합하고 점수화해 분석하는 지표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전립샘암으로 진단된 환자 2702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대조군 7485명과 비교해 유의미한 변이를 확인했으며 1133명에서 검증을 시행했다. 한국인에서 시행된 전립샘암 유전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군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
연구결과, 새로 개발된 PRS 점수에 따라 평가한 전립샘암 고위험군의 경우 전립샘암 발병 위험이 글리슨 점수 7(3+4) 이상인 그룹에서는 4.6배 높았고, 글리슨 점수 7(4+3) 이상인 그룹에서는 2배 이상 높았다. 글리슨 점수는 전립샘암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7점 이상이면 주변 전이가 예상돼 악성도가 높다고 본다. 같은 글리슨 점수 7점이라도 3+4 유형과 4+3 유형으로 나뉘는데, 4+3이 더 경과가 나쁘다. 따라서 연구팀은 해당 점수를 통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60세 이하의 유의미한 전립샘암 발생에 흔히 사용되는 임상 표지자인 PSA검사와 PRS를 함께 사용한 결과, 예측 성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PSA를 단독 사용했을 때 AUC는 0.736에 그친 반면, PSA와 PRS를 함께 썼을 때는 AUC 0.759로 정확도가 높아졌다. AUC는 1에 수렴할수록 모델 신뢰도가 높다. 연구를 진행한 변석수 교수는 “기존에는 유럽 혈통의 백인 환자 기반 다중유전위험도 검사 결과를 활용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인의 유전적 이질성에 따른 왜곡을 감안해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에 특화된 인종 단위 다중유전위험점수를 개발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또 송상헌 교수는 “단일 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도 종합적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본인이 원래 갖고 있던 전립샘암에 대한 위험을 예측할 수 있었다”며 “특히 60대 이전에 암이 발병한 고위험 환자에 대해서는 PSA와 새로 개발한 지수를 병용했을 때 예측력이 높아지는 만큼 임상적 활용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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