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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은 낯설다? 들어보면 생각이 변할걸…뮤지컬 '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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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가스펠 등 생소한 장르로 꾸민 무대…정선아 열창 빛나

연합뉴스

뮤지컬 '멤피스'
[쇼노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로큰롤과 합창단이 몸을 살랑살랑 흔들며 부르는 노래는 자연스럽게 박자를 타게 만든다.

무대 뒤편 배우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는 실제 클럽에서 음악을 듣는 느낌을 더한다.

지난 2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멤피스'는 한국 관객에게 비교적 낯선 장르인 흑인 음악의 매력을 알린다. 1950년대 미국에서 흑인 음악인 로큰롤을 사회 전체에 퍼뜨린 백인 DJ 듀이 필립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실존 인물처럼 라디오 DJ로 등장하는 주인공 '휴이'는 로큰롤 음악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일단 음악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 '한 번 듣고 나면 누구나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는 그의 장담에 백인 시민들도, 관객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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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멤피스'
[쇼노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내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달구는 로큰롤과 색소폰 연주에 노래가 어우러진 리듬 앤드 블루스(Rhythm and Blues) 등 박자감이 살아있는 음악이 잇달아 무대를 채웠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빛나는 교회를 배경으로 선보이는 종교음악 가스펠(gospel)의 새로운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다. 힘 있는 합창과 감각적인 애드리브가 돋보이는 넘버 '메이크 미 스트롱거'(Make Me Stronger)가 인상을 남겼다.

밴드 '본 조비'의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작곡가로 참여해 50년대의 흥을 느낄 수 있는 곡을 썼다. 200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은 이듬해 토니상과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작품상과 음악상을 받았다.

음악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무대도 생동감을 더한다. 작품은 멤피스의 한 골목에 위치한 '언더그라운드 클럽'과 휴이의 라디오 방송국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스크린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조정할 때마다 새로운 진행자가 등장하는 연출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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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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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흑인 음악이 고통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음악이라는 사실을 충실히 담아냈다.

흑인을 향한 폭력이 자행되거나 차별적 언사가 등장하는 장면을 제시하고, 인종 차별로 인한 상처는 대사를 통해 풀어냈다. 로큰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휴이가 "흑인의 문화를 넘보지 말라"는 경고를 듣는 상황은 당시의 각박한 사회상을 보여줬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방식도 신중하게 제시한다. 주변의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고 믿는 휴이와, 흑인의 위상을 높여 동등한 대접을 받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가수 펠리샤의 주장을 균형 있게 전달한다.

지난 25일 공연에서 펠리샤를 연기한 정선아는 최상의 노래 실력으로 관객을 열광시켰다. 모든 곡마다 빼어난 고음 처리를 선보이며 무대를 장악했고,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고음을 처리하는 대목에서는 감탄을 자아냈다.

'편견으로 인해 상처받을 테니 큰 꿈을 꾸지 말라'는 어머니의 우려를 넘어서겠다고 선언하는 펠리샤의 넘버 '컬러드 우먼'(Colored Woman)은 울림을 남긴다.

백인과 흑인을 연기하는 배우는 얼굴 분장 없이 머리색으로 구분한다. 흑인을 연기하는 배우는 검은 머리로, 백인을 연기하는 배우는 노란 머리로 등장한다. 흑인 음악을 사회에 알린 휴이는 두 색을 섞은 갈색으로 표현해 소통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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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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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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