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나토-러 충돌하나…푸틴 "폴란드, 벨라루스 침공시 맞서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폴란드를 겨냥해 "벨라루스에 대한 어떤 공격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벨라루스가 폴란드로부터 공격받을 경우 러시아가 직접 맞서겠다는 의미다. 그의 이번 발언으로 폴란드와 벨라루스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직접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앙일보

벨라루스군과 바그너 용병이 합동 훈련 중인 사진이라며 벨라루스 당국이 지난 20일 공개한 사진.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벨라루스는 러시아 연방 국가의 일부이다. 벨라루스에 대한 침략은 러시아에 대한 침략이며,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폴란드는 최근 벨라루스와 벨라루스에 주둔한 러시아 바그너 용병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국경 지역에 2개 여단을 배치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 두 국가 모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러나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 최대 우방국이고,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까지 배치한 친러 국가다.

푸틴 대통령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영토 점령을 노린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폴란드가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와 연합 부대를 창설한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서부의 안보 보장이 목표라고 하지만 사실은 해당 영토의 후속 점령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 땅을 꿈꾸고도 있다"고도 했다.

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폴란드는 자신들의 서부 영토 일부가 이오시프 스탈린(세계 2차대전 당시 옛 소련 지도자)의 선물임을 잊고 있다"고 말해 폴란드의 반발을 샀다. 폴란드는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뒤 "허구적인 역사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폴란드와 러시아·벨라루스 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 충돌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CNN에 따르면 폴란드는 동부 국경에 더 많은 병력 투입을 예고했다. 벨라루스군과 바그너 용병이 폴란드 국경 근처에서 합동훈련을 벌여 위협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2일 "현재 벨라루스에 바그너 용병이 5000명가량 배치돼 있을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21일 "독일과 나토는 동부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폴란드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바그너 용병은 지난달 24일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주도로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철수한 후 벨라루스로 근거지를 옮겼다.

중앙일보

푸틴 대통령(오른쪽)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달 만난 모습.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크렘린궁은 23일 "루카셴코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 발전에 관해 논의 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푸틴이 루카셴코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보 당국이 "전술핵을 벨라루스에 배치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로 판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21일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고위 관리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핵탄두가 벨라루스 영토에 배치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 관리들은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