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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푸틴 흑해곡물협정 중단 결정…주요 곡물 가격, 천정부지로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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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협정 결렬에 시카고 밀선물 4% 급등

CNN "글로벌 식품 인플레, 세계 기아 위험"

뉴스1

튀르키예(터키) 서부 마르마라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 2022.12.11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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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글로벌 식품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다시 휩싸였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파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인 흑해가 막혔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하는 아프리카에서 배고픔이 더해질 우려가 커졌다.

◇흑해 곡물협정 결렬에 시카고 밀선물 4% 급등

러시아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협정 파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4월 러시아는 국영농업은행이 국제간은행통신협회(스위프트) 접근성을 재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자국의 해상 보험과 농기계 관련 예비부품 공급에 대한 제한을 해제하고 비료회사 제재를 종료하며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복구를 요청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시작한 전쟁에도 흑해 곡물협정은 3차례 거듭 연장되며 1년 동안 지속됐다. 터키와 유엔의 중재로 성사된 협정으로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은 흑해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유엔에 따르면 그동안 흑해 곡물협정으로 전세계 수출된 곡물 및 기타 식품은 3290만 톤에 달했다.

러시아의 곡물협정 파기에 공급 우려가 제기되며 우크라이나가 주로 수출하는 밀 선물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순간 4% 이상 급등했다가 1% 하락 마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으로 수출의 10%를 차지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보리, 옥수수, 유채기름의 세계 3대 수출국 중 한 곳이며 해바라기유는 세계 최대 수출량의 46%를 차지한다.

또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비료 공급국이다. 협정의 일환으로 러시아 비료와 곡물의 선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관련 계약이 중개됐는데 러시아산 비료와 곡물도 수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

◇CNN "글로벌 식품 인플레, 세계 기아 위험"

CNN방송은 이번 협정의 파기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식품 가격이 오르고 수백만 명을 굶주림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식량안보정보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팬데믹의 영향을 포함한 경제적 충격이 27개국에서 갑작스런 '식량 불안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여 약 8,4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곡물 협정 결렬시 "기아 직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IRC의 동아프리카지역 비상 책임자 샤슈왓 사라프는 "동아프리카 곡물의 약 80%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고 있어 동아프리카 전역의 5000만 명 이상이 기아에 직면해 있으며, 올해 식량 가격은 40% 가까이 급등했다"고 우려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 농부들이 파종기를 앞두고 필요한 비료를 구할 수 없다면 "식량 경제성의 위기가 가용성의 위기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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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앤 본부에서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종료 결정과 관련해 취재진을 만나 “협정 참가는 선택일 수 있지만, 그들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고 밝히고 있다. 2023,7.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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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영향력 미미…"당장 밀 부족은 없다"

하지만 글로벌 식량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꾸준히 떨어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집계하는 세계 식량 가격 지수는 2022년 3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했다. 또 선진국의 식품가격은 이번 협정에 따른 영향을 당장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수석상품 이코노미스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부유한 국가들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보다 그 여파에 덜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소매 식품 가격이 분명히 오를 것이지만, 특히 선진국에서는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에서 빵 한 덩어리가 나오기까지 운송, 가공, 포장, 인건비 등 많은 비용이 들고 에너지 가격은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의 큰 요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세계 경제둔화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전망이 1년 전과 비교해 약세를 보이는 점도 식량 불안이 덜 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NYT가 인용한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공급망 긴장도 완화하고 제조 및 생산 비용이 크게 하락했다. 금융서비스업체인 스토엑스의 알랜 수더맨 수석 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러시아가 여전히 값싼 밀을 쏟아 내고 있기 때문에 "현재 밀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곡물협정 파기가 세계 기아 위험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지만 식량수출 감소로 식품가격 하락 추세를 역전시킬 위험도 여전하다. 수더맨 이코노미스튼 해결책이 보이지 않은채 지속적으로 식량 문제가 생길 위험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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