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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EU에 “디리스킹 경계해야” vs 보렐 “中 표적 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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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한미일 포함 최소 12개국과 ‘폭풍회담’한 왕이

동아일보

14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오른쪽)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양자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자카르타=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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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럽연합(EU)에 ‘디리스킹’은 경제 문제를 정치화한다며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EU가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생기는 경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며 사상 첫 ‘경제 안보 전략’을 발표하자 경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간) 중국 외교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전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양자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중국과 유럽이) 경제 문제의 정치화와 도구화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며 “디리스킹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상 디커플링 혹은 공급망 분리를 시사하는 움직임도 이에 포함한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왕 위원에게 “유럽과 중국의 디커플링은 비현실적이며 불가능하다”며 “(유럽의) 디리스킹은 절대 중국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 EU는 중국의 발전을 방해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EU와 중국이 서로의 반도체 공급망을 겨냥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소재 기업인 ASML이 있는 네덜란드는 반도체 소재 수출을 통제하고 있고, 중국은 최근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EU는 이날 양자회담에 대해 별도 자료를 내지 않았다. 보렐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인도적 지원에 참여 바란다는 EU의 기대를 전했고, 대만 해협에서의 현상 유지에 대해 논했다”며 “조만간 베이징에서 전략대화 개최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나 디리스킹 등 미중 경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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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총리(오른쪽)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양자회담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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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스킹(derisking·위험 완화)’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경제 정책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앞서 3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제시한 개념이다. 기존에 주로 사용한 ‘디커플링(decoupling·수출 규제 및 공급망 분리로 경제 탈동조화)’보다 한층 완화한 표현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과 경제대화 재개를 앞두고 표현 수위를 보다 완화하고 있다. 6~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방중 기간 디리스킹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중요 공급망 다변화’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한편 이번 자카르타 방문에서 왕 위원은 12일 부르나이를 시작으로 한국, 일본, 영국, 미국 등 12개국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했다. 왕 위원은 중국 외교라인 서열 1위다. 건강 악화로 불참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을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올해 외교장관 회의는 예년에 비해 긍정적 신호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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