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경제 포커스 발간
올 하반기 원유 공급, 약 5% 축소 계획
비OPEC은 원유 생산 늘려, UAE도 증산
공급 차질 가능성…유가 상방 요인 잠재
천연가스·설탕 등은 상방 리스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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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이어가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에서 등락하며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원유 공급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한은은 16일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에너지·원자재 수급 관련 리스크 요인 평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발간했다.
(출처: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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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등 산유국들은 작년 10월과 올 4월 각각 200만배럴, 166만배럴 감산을 결의했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과, 8월 각각 100만배럴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러시아도 8월 원유 수출을 50만배럴 줄이겠다고 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중 세계 원유 공급은 작년 대비 518만배럴 감소, 세계 석유 생산의 약 5%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유가는 70달러대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비OPEC의 생산 확대와 OPEC플러스 내에서의 결속력 약화로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 효과가 과거보다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우 유정수 증가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꾸준히 증산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제재로 수출이 저조했던 이란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생산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미국과 협상이 진전될 경우 원유 수출이 약 80만~10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이아나도 미국 기업의 투자를 바탕으로 향후 100만배럴 생산 증가가 예상된다. OPEC플러스는 감산을 내걸었지만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은 오히려 증산을 하고 있다. 유가 하락 방어를 위한 담합 결속력이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한은은 “향후 유가 전망에는 상방 요인이 잠재해 있다”며 “7월 들어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국지적 공급 차질로 공급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미국의 긴축 우려 완화로 다소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우디와 OPEC 감산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예정인데다 중국 및 글로벌 여행 수요의 점진적 회복, 이상 기후로 인한 공급 차질 가능성 등 향후 유가 상방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천연가스 역시 상방리스크가 확대됐다는 평가다. 한은은 “유럽 내 주요 가스 공급처인 네덜란드, 노르웨이 가스전의 공급차질 및 폐쇄로 겨울철 대비 재고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4월 이후 독일 원전가동 중단으로 발전량이 줄고 풍력 발전량도 낮은 수준을 보인 데다 최근 이상 고온으로 냉방 발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반적으로 상방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가스전인 네덜란드 흐로닝언은 잦은 지진으로 10월에 영구 폐쇄된다. 노르웨이 가스전은 유지 보수중으로 가동 재개 시점이 7월 15일 이후로 연기됐다. 그나마 유로지역의 LNG 수입이 작년보다 증가하고 재고 비축량도 높아 가스 대란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식량 가격은 기상 기후 등에 상승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4월 이후 설탕 가격은 작황 부진으로 가파른 상승을 보이다가 5월 이후 일부 산지의 작황 증가로 상승세가 주춤하나 기상 악화 가능성과 낮은 재고로 상방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곡물 가격도 우크라이나 댐 붕괴로 인한 밀 수확 차질, 기상 악화로 오를 위험이 크다. 통상 엘니뇨(수온 상승)는 옥수수, 밀의 수확시기에 잦은 강우로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반면, 라니냐 기간(수온 하락)에는 오히려 수확량이 증가한다. 한은은 “기상 이변은 식량 뿐 아니라 금속 등 여타 원자재의 채굴 및 물류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광범위한 공급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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