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내년 물가 2% 상승 예상…빚내는 추경 안 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올해 하반기에 2% 중반대(의 물가 상승률)를 유지할 것"이라며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추경(추가경정예산)은 빚 더 내자, 빚잔치 하자는 말과 같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12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7월에는 소비자물가가 2.7%보다 낮은 수준이 되고 8, 9월 성수기 때 계절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는 있는데 그 뒤로는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내년에는 2%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이어 "하반기에는 큰 폭의 흑자를 보이고 고용 시장도 좋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역수지는 7∼8월에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9월 이후부터는 플러스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조 단위의 반도체 적자를 내는 등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이 고전하는 것과 관련,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치는 때가 진행되고 있고 지금은 거의 바닥을 다지는 수준"이라며 "수출도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곳곳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고 봤습니다.

추 부총리는 "반도체 경기가 괜찮아진다고 했지만 장담을 못한다"며 "언제 회복될지, 회복 시기가 늦어질지,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강도가 셀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글로벌 금융 불황과 고금리 상황이 미칠 영향도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이런 것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터널을 빠져나가는데 싱크홀들"이라며 "여기에 빠지면 터널 안에서 영원히 주저앉아야 하므로 총력을 기울여 터널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취약 부문으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꼽았습니다.

추 부총리는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한다"며 "현재 PF를 전수 조사해서 보고 있다. 모든 PF 사업장을 다 살릴 수는 없지만 도저히 안 되면 구조조정을 하고 리스크를 잘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경과 관련, "연초부터 야당에서는 계속 추경하자고 한다"며 "그 짓은 못한다. 재정을 건전하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지금도 빚내서 사는데 더 빚을 내면 정말 안 된다"며 "빚 내는 추경은 안 하고 있는 돈을 가지고 여유 자금을 만들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문제에 대해서는 "학령인구는 300만 명 줄었는데 돈은 5배 이상 계속 증가한다"며 "멀쩡한 칠판을 전부 해마다 교체하고 노트북을 다 사서 주는 등 돈을 물 쓰듯이 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나라 살림을 해야 되는데 기득권의 저항도 많고 개혁되고 격파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서는 "반노동이 아니라 친기업이면서 친노동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척결해야 할 것은 강성 노조의 불법 부조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여기 계신 분들이 70년대 기업하는 분도 아니고 지금은 근로자를 착취하는 분이 없다"며 "기업이든 근로자든 일하고 싶을 때 더 하게 하고 없을 때는 적게 하는 등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희가 심층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통해 (근로시간 연장) 방안을 다시 제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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