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회원국들, 가입요건 완화 일단 합의
美-獨 ‘러와의 직접 분쟁 우려’ 신중
11일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 설득에 나선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나토 가입을 두고 회원국 간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은 이번 정상회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이틀째인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럽연합(EU) 주요 정상과 연쇄 회담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안보 지원을 논의하는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가 출범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태세다. 그는 11일 “(나토 가입)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며 “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요건을 낮추는 데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을 보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1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 창립회의를 갖고 (나토 가입을 위한)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 요건들을 제거할 예정”이라며 “이로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정치, 국방, 경제 분야 개혁을 통해 MAP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어느 수준으로 약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침공을 우려하는) 동유럽 회원국들은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초대’ 또는 ‘초청’이라는 표현을 담길 원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과 독일은 러시아와의 직접 분쟁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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