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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현대중·현대차 이어 죽창 파업했던 플랜트 노조도 파업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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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도시’ 울산의 노조 쟁의행위가 심상치 않다. 10여년전 사라졌던 죽창시위 등 ‘하투’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연일 규탄 기자회견과 비판 성명이 발표되고,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도 파업을 예고하며 쟁의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당장 7일부터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측의 교섭 태도를 비판하며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찬반투표는 울산본사 등 70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11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노조는 앞서 지난 달 29일 노조 의결기구인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30일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고, 지노위가 오는 9일 노사 간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 측은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사측이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사회연대기금 출연, 우수조합원 해외연수, 근속수당 인상, 추모공원 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도 이날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다. 지난 5월부터 지역 플랜트건설업체 대표단과 진행하고 있는 임단협이 결렬돼서다. 울산 플랜트노조 조합원은 약 2만7000명. 노조 추산 조합원이 있는 울산지역 사업장은 159개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 결렬의 책임은 노조의 모든 요구안을 거부한 사측에 있다. 전향적 제시안을 내지 않으면 총력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트노조는 2012년 출근길 플랜트 업체 직원들을 무차별 집단 폭행한 복면 테러 사건과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는 과격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오는 12일 오전·오후 2개 출근조가 2시간씩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노사교섭도 최근 4년간 무분규로 마무리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도 소속 50개 사업장 중 복수노조를 제외한 46개 사업장의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 민노총 총파업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13일엔 간호사·간호조무사 등이 가입된 보건의료노조와 울산건설기계노조가 파업한다.

울산의 하투는 단순히 지방도시 산업계의 파업으로 그치지 않는다. 국내 노조 쟁의행위 분위기를 이끌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울산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상급노조 산하 238개(2021년 기준)의 노조가 있다. 민주노총에서 큰 형님격인 금속노조, 그 중심인 현대차 노조, 현대중 노조 중심도 울산에 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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