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갈륨·게르마늄 생산의 80% 차지…"희토류 수출통제 확대할 수도"
독일의 한 박람회에 전시된 전기차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당국이 핵심 광물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방침을 밝히면서 유럽연합(EU) 등의 녹색 경제 이행에 타격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국가안보와 국익 수호를 이유로 다음 달 1일부터 갈륨·게르마늄 관련 물질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문제는 이들 광물이 반도체, 이동통신, 전기차 산업에 핵심적이며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데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게르마늄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EU의 경우 갈륨의 71%, 게르마늄의 45%를 중국에서 조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세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갈륨 생산품의 최대 수입처는 일본·독일·네덜란드, 게르마늄 생산품의 최대 수입처는 일본·프랑스·독일·미국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EU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에 쓰일 핵심 광물들이 대규모로 필요하다면서, 긴장 고조로 녹색경제 이행이 위협받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브뤼헐의 시모네 탈리아피에트라 연구원은 "유럽은 현재 친환경 기술과 핵심 생산요소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면서 "분명 이러한 긴장 고조는 유럽의 녹색경제 이행을 더욱 곤란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방이 중국의 광물 공급망에서 디리스킹(위험제거)하려면 최소한 10년이 걸린다는 게 가혹한 현실"이라면서 EU가 중국에 불균형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 통계에 따르면 EU는 갈륨·게르마늄 외에도 중희토류(100%), 마그네슘(97%), 경희토류(85%), 리튬(79%) 등 주요 원자재 상당수를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추가 반도체 수출 제한 가능성에 맞서 중국이 5월 마이크론 제재에 이어 더 큰 반격 카드를 꺼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중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위험성이 작지 않다"면서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더 많은 희토류 수출 통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기업이 갈륨·게르마늄 관련 물질을 수출하고자 할 경우 신청서 제출 후 심사·허가 절차를 거치도록 했는데, 중국에 공장을 운영 중인 미국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 AXT가 수출 허가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AXT 최고경영자(CEO) 모리스 영은 "우리는 적극적으로 필요한 수출 허가를 얻으려 하며 고객사 혼란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분쟁 해결 방안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몇해가 걸릴 수 있고 중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