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EU 정착 시 패스트트랙 허가 혜택"…'기업 비밀 유출 우려' 일축
"EU의 대중 전략, 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은 배터리 광물 등의 유럽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규정을 담은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는 정반대로, 한국 기업 등 외국 기업에 차별적인 요소는 없다"고 밝혔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지난달 29∼30일 방한 기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잇달아 면담한 뒤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브르통 집행위원은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CRMA,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 EU 경제법안에 대해 논의했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는 '한·EU 반도체 연구자 포럼'을 만들어 반도체 분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브르통 집행위원과 국내 언론의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서울스퀘어에서 진행됐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CRMA는 한국과 유럽이 같이 협력하자는 취지로, 한국 기업들을 환영하는 내용이다. 차별적인 요소와는 완전히 반대"라며 "오히려 핵심원자재 분야에서 한국과 EU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제안이 양국 간 이뤄졌다"고 말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 |
한국의 배터리 기업 등 청정기술 관련 기업이 EU 역내에서 제조 시설을 구축할 경우 제공할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패스트트랙 허가, 사업 모델에 대한 재정지원 등 협력할 부분이 많다"며 "CRMA는 보호주의와는 정반대이며, 청정기술 관련 한국 기업들에게 우리가 시장을 더 열려고 한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논의한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광물 협력 방안도 일부 소개했다.
그는 "한국과 EU는 '광물 자원국 현지 환경을 존중하고 현지인들을 존중해 현지에서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접근법을 공통으로 취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광물을 현지에서 추출해 중국 본토로 보냄으로써 현지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중국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했다.
중국과 관련한 경제안보 전략에 대해서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유럽에 있어서 중국은 사업 파트너"라며 "지난 7년 동안 체제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사업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의 대중(對中)전략은 '디커플링'(산업망·공급망 등에서의 중국 배제)이 아니라 일부 지나치게 의존하는 분야에 대한 '디리스킹'(위험제거)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0월부터 한국 기업은 유럽에 철강 등 제품을 수출할 때 탄소배출량을 의무 보고해야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적용된다.
이로 인해 기업의 영업비밀이나 보안 정보가 유출될 우려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비밀유지 의무'가 있다며 일축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기업 비밀로 분류되거나 기밀 조건으로 제공되는 모든 정보에는 전문적인 비밀 유지 의무가 뒤따른다"며 "이런 정보는 개인이나 기관의 사전 허가 없이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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