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에 혼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가 20대 청년이 숨진 일이 있었죠. 2인 1조로 일하라는 권고를 지켰다면 막을 수도 있는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가 난 뒤에 산업안전공단의 조사 과정에서도 '2인 1조' 여부는 의무 점검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혼자 엘리베이터를 고치던 20대 청년이 숨진 뒤에도 '2인 1조 권고'는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업자 A 씨 : 고장 대응을 지금도 혼자서 다 하고 다녀요, 30층 아파트도. 20kg 가까운 공구 가방을 메고, 엘리베이터 기계실은 다 옥상에 있습니다.]
벌칙 규정과 강제성 없는 권고이기 때문입니다.
[방규현/오티스 노조위원장 : 야간에 당직 근무를 하기 위해서 고장이 나면 출동을 하게 되는데 무조건 1인이 출동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다 그렇습니다, 모든 회사가.]
사용자가 2인 1조 권고 사항을 제대로 지켰는지, 업체 자체 점검에 맡기고 있는데, 문제는 산재 사고 시에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하는 보고서에도 2인 1조 권고의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작업 형태'란에 단독 또는 복수 여부를 표시하도록 하지만, 한 공정당 2인 1조의 의미가 아닌 작업 현장에 복수 인원이 투입됐는지 묻는 항목에 불과합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담당자 : (작업 형태란이) 2인 1조 이상 작업을 해야 되는 거를 갖다 명시하는 건 아니라고 봐주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엘리베이터 설치나 유지보수 공사 중 18명이 숨졌는데, 사고 후 조사에서 2인 1조 준수 여부 확인 절차가 없어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수진/민주당 의원 : 2인 1조에 대해서 의무사항으로 해줄 필요가 있고요, 이를 어길 시에 처벌하는 조항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인 1조 작업 의무화와 함께 사고 경위 조사 때도 이를 필수 점검 항목으로 지정해 사업자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양두원, 영상편집 : 유미라, CG : 강윤정)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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