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규영 카이스트 특훈 교수
2023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의대 쏠림 학생 탓 아냐, 구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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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고 교수와의 일문일답.
- 수상 소감은?
▲ 기쁘다. 이제까지 같이 연구해온 연구원, 학생연구원, 국내외 동료 연구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뇌 속 노폐물의 배출 경로를 최초로 밝혔다. 연구 계기는?
▲ 우리 몸에서 뇌가 가장 활동을 많이 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만큼 노폐물과 독성물질들을 많이 생성한다. 이 물질들이 150㎖의 뇌척수액에 녹아 있는데 배출되려면 림프관을 경유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배출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난제로 남아 있었다. 이를 밝히고자 도전해 성과를 얻었다. 뇌막 림프관을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한다. 이때 노폐물이 너무 많이 뇌에 쌓이면 치매 같은 뇌 퇴행성 질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면 치매 방지 및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앞으로 도전할 연구 분야는?
▲ 대부분의 발견이 생쥐 실험동물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현재는 영장류에서 재현하고 있다. 확증이 되면 대상 환자를 대상으로 도전하고 싶다. 또 코로나19 이후 모세혈관 및 림프관 연구 방향을 머리(뇌 포함)와 목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정말 흥미로운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신약을 개발하고 싶다.
-임상의가 아니라 연구 중심 의사과학자가 된 이유는?
▲양쪽을 다 알고 있으니 연구의 폭과 깊이가 더 있는 것 같고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초 연구를 하니까 더 심오했던 것 같다.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우리 세대 보다 좋은 환경인 것 같은 데 불안한 마음과 조급함이 있는 것 같다. 그보다는 해당 분야를 공부할수록 연구에 대한 욕구가 생길 것이다. 차분히 재미있게 집중하다 보면 중요한 발견을 하고 그에 따라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바닥부터 올라가야 한다.
-평소 올바른 과학적 정보를 위한 과학문화 영역에 관심이 많으신데?
▲ 의생명 과학자로서의 즐거운 의무활동이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보다 더 요구되는 시대다. 일반인과 벽없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창'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나?
▲지금도 하는 연구에 대해 배가 고프다. 연구실 책상에 앉아서 죽는 것이 꿈이다.
-최근 주요 이공계 대학 자퇴생이 대부분 의대에 재입학하는 추세다. 의대 쏠림 및 이공계 엑소더스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학생 개개인의 바람보다는 사회적인 구조 때문이다. 삶의 격차가 좁아지고 연구하는 좋은 문화와 환경을 만들면 뜻있는 젊은이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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