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포함 반대…자정 넘긴 첫날 회의 기자회견도 취소
난민 의무적 배분·거부시 기금 납부 골자…현안 민감성 재확인
EU 정상회의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난민 신청자를 의무적으로 나눠 받는 것을 골자로 한 EU의 새 협정을 두고 폴란드와 헝가리 양국 정상이 뒤늦게 어깃장을 두면서 회의가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
30일(현지시간) EU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정상회의는 자정을 넘긴 이날 오전 1시가 넘어서 종료됐다.
폴란드와 헝가리가 EU의 '신(新)이민·난민 협정' 지지 입장을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포함하는 것을 두고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11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예고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첫날 회의 결과 기자회견도 전격 취소됐다.
EU 정상들은 회의 둘째 날인 이날 이민 문제와 관련한 공동성명 문안 조율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신이민·난민 협정은 회원국 인구 및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난민 신청자를 일정 비율에 따라 의무적으로 나눠서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용을 거부하는 국가는 난민 1인당 2만 유로(약 2천800만원) 상당의 기금을 강제로 내야 한다.
이탈리아 등 난민 직접 유입이 많은 남유럽 국가의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EU 회원국 간 부담을 나누자는 취지다.
2020년 9월 집행위가 발의한 협정 초안은 3년간 진통을 거듭하다가 이달 초 내무장관회의에서 만장일치 대신 가중다수결 투표로 잠정 합의됐다. 당시에도 폴란드와 헝가리는 반대표를 던졌다.
이미 잠정합의가 도출된 만큼, 현재로선 당시 합의를 뒤집을 만한 수단이나 법적 근거는 희박하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폴란드와 헝가리가 정상회의 공동성명 채택에 반대한 건 난민 문제가 유럽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외신은 짚었다.
난민 유입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곧 유럽 각국의 유권자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는 만큼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양국은 공동성명에 이민정책이 '각 회원국의 주권적 권리에 기초해야 한다'는 문구를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새 협정은 시행 전 EU 이사회, 유럽의회 각각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 승인 절차는 보통 잠정 합의 이후 형식적인 절차라는 점에서 무리없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헝가리와 폴란드가 시작부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시행 이후에도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등 협정이 계획대로 원활하게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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