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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20대 교사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화물차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학생들이 선생님을 기다리며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오늘(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 36분쯤 부산 북구 한 초등학교 인근 삼거리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트럭이 좌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A 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A 씨는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10여 일째 혼수상태입니다.
A 씨는 첫 임용으로 해당 학교에 발령받은 사서 교사로, 올해로 3년째 학생들과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A 씨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된 학생들은 며칠 전부터 A 씨가 근무하던 학교 도서관에 손으로 쓴 편지를 붙이기 시작했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A 씨 가족은 학교 측에 학생들의 편지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A 씨 가족에게 전달된 편지와 쪽지는 2 상자를 가득 채울 양으로, A 씨 가족은 병상에 누운 A 씨에게 학생들의 편지를 읽어주며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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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편지에는 "선생님 돌아오실 거라고 믿어요", "선생님 빨리 나아서 건강하게 돌아오세요.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요. 선생님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 "도서관에 갈 때 '00아 안녕'이라고 인사해 주신 게 그리워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A 씨의 동생은 "언니와 함께 수업했거나 평소 도서관을 애용하며 언니와 유대감을 쌓았던 아이들이 편지를 써 보내주고 있다"며 "언니가 건강히 일어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소중한 마음을 최대한 전달해주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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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A 씨 사고 당시 현장의 차량 신호등은 황색 점멸등이었으며, 보행자 신호등은 꺼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 2021년 해당 구간에 신호등을 설치했지만, 이후 차량정체가 자주 발생하는 민원으로 인해 차량신호등을 황색점멸등으로 바꾸고 보행자 신호등을 껐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색 점멸등은 차량의 서행을 유도해 언제든지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게 하는 취지였으나, 결과적으로 이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고 발생 구간은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중앙선이 없는 도로인 탓에 속도위반 감시카메라도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A 씨 가족은 꺼져 있던 신호등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며 "등교 시간에도 어린 학생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특히 사고 구간은 경사로이기 때문에 차량 속도가 더 붙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 교사들은 'A 사서 교사와 뜻을 함께하는 교사, 교수' 모임을 구성해 다음 달 2일 안전한 통학로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이들은 "모든 스쿨존 도로의 안전 확보를 요구하며 경찰과 부산시, 부산교육청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연합뉴스)
이정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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