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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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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금태섭 신당'보다 한 발 앞선 '양향자 신당'…미풍?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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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이 9개월 넘게 남았는데요, 제3지대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오래 계속되는 거대 양당 정치에 실망한 무당층이 많은데요, 이들의 표심을 흡수해 새로운 정치세력이 되려는 움직임이죠.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그리고 정의당의 '혁신 재창당' 추진이 이런 움직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양향자 의원, '한국의 희망' 창당 선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한국의 희망'이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는데요, 창당을 공식 선언한 겁니다.

당색이 오렌지색인데요, 양 의원도 오렌지색 옷차림으로 행사장에 나타났습니다. 양 의원은 창당 선언문에서 '좋은 정치·과학 정치·생활 정치'를 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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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를 '좋은 정치'로,
낡고 비효율적인 정치를 과학기술에 기반한 '과학 정치'로,
그들만의 특권을 버리고 국민 삶을 바꾸는 실용 정치, '생활 정치'로 바꾸겠습니다.

- 양향자 의원, 창당 선언문


정치권에서는 어떤 정치인이 합류하는지 관심인데요, 우선 참석자 가운데 현역 의원으로는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가 유일했습니다.

양 의원은 앞서 '현역 의원 5명 정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오늘(26일)은 "관심 보이는 분들은 상당히 많이 계셨다. 그러나 저는 지금의 소속된 정당의 알을 깨고 나오실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참석하기로 했다가 막판에 취소한 의원도 있다는 게 양 의원의 말입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과 연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생 정당이 어떤 가치를 표방하는지, 어떤 비전과 어떤 철학, 꿈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 관심사는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아직은 연대나 통합을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거죠.

양 의원은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죠. 2016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들어가 2020년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지역 사무소 소속 직원의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뒤 자진 탈당해 무소속이 됐죠.

지난해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창당이란 길을 택했습니다.

'제3지대' 출신 금태섭, 재도전 준비



신당 창당과 관련해 양향자 의원보다 먼저 움직인 건 금태섭 전 의원인데요, 금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였던 안철수 캠프에서 정치에 입문한 경험이 있으니 제3지대 한계를 명확히 체험한 정치인이죠. 이런 금 전 의원이 다시 제3지대 깃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은 신당 창당 준비모임의 성격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포럼에서 토론회를 두 번 열었는데요, 금 전 의원이 그때마다 신당과 관련한 구상을 하나씩 공개했습니다.

4월 18일 개최된 1차 토론회에서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수도권 중심의 30석 정도'라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6월 13일 개최된 2차 토론회에서는 "9월 경에는 창당에 돌입할 수 있게 박차를 가하겠다"는 창당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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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3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하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4월 18일)

"9월경에는 창당에 돌입할 수 있게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6월 13일)


신당에 참여할 인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현역 의원이나 유명 정치인을 영입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1차 토론회에서 금 전 의원은 "새롭게 등장하는 세력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잡아내 유권자들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모아가는 힘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인물 중심이 아니라 문제 중심의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2차 토론회에서는 "기존 정치인보다 우리 정치에 새 시각, 활력을 제공할 젊은 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금 전 의원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신당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현재 유권자들이 (양당 중심) 정치 지형의 한계를 느끼는 '경험된 유권자'"라는 말을 했는데요, 양당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죠.
유권자들은 양쪽에 다 기회를 줬어요. 박근혜 대통령한테 과반수 득표를 줬고 문재인 대통령은 보수층까지 지지했어요. (중략) 저는 유권자들이 최근 10년에 걸쳐서 양쪽에 기회를 주고 실망하는 과정에서, 현재 정치 지형의 한계를 느끼는 ‘경험된 유권자’라고 생각합니다.

- 금태섭 전 의원 인터뷰, '한겨레' 6월 21일 자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은 첫 영입 인사로 대변인에 현직 편의점 점주이자 작가인 곽대중 씨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곽 씨는 지난 4월 발족한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민생 119'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이정미 "금태섭·양향자와는 회의적"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그제(24일) 제3의 정치세력과 신당 추진을 결의했는데요, 이정미 대표는 어제 기자들과 만나 "노동·녹색 등 제3정치세력과 통합·연대해 '혁신 재창당'을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정의당 경계를 더 넓게 확장하고 더 깊게, 아래로 향하려 한다. 정의당 비전에 동의하면서 기득권 양당 체제를 뛰어넘겠다는 세력과 만나겠다"는 겁니다.

'금태섭·양향자 신당과도 함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이정미 대표는 '상당히 회의적'이라면서 사실상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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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양향자, 실명 거론해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이런 분들 신당 창당 실체를 우리는 알지를 못합니다. 이분들이 살아온 궤적과 정당을 선택했던 과정 놓고 볼 때 그분들과 당을 함께한다는 것은 상당히 회의적이라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이 대표는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이합집산하지는 않을 거라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통합·연대하겠다는 제3의 정치세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노동시민사회와 녹색당을 포함한 기후정치세력, 그리고 '로컬 파티'와 같은 지역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통합·연대 대상인 제3의 정치세력'을 두고는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이 주축이 된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은 진보냐 보수냐를 뛰어넘는 '탈이념 제3지대론'을 내세우며 당 해산 후 신당 창당까지 요구해 노선 갈등을 빚었습니다. 류 의원은 지난 13일 금 전 의원이 주관한 포럼에 참석해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혁신 재창당 추진으로 갈등은 봉합됐지만 '탈이념 제3지대론'의 불씨는 여전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의당에는 이들을 끌어안는 내부 단합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정미 대표 발언에 대해 금 전 의원이 반박 글을 SNS에 올렸는데요, "조국 사태 당시 그 심한 욕을 먹어가면서 내 딴에는 꼭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말을 할 때,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서 편을 들어주는 발언을 들은 기억이 별로 없다"면서 "정의당이 '삶의 궤적'이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정의당은 신당 추진 사업단을 구성해 9월 중순쯤 구체적 신당 추진안을 정하고, 9월 말∼10월 초 당 대회를 열어 이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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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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