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영 표방' 양향자·금태섭 신당 카운트다운…비전·인재 역량 한계 지적
국민의힘·민주당 모두 "현역 합류 없다" 자신…정의당도 "상당히 회의적"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이 '수도권 중심 30석'을 목표로 하는 신당 창당 계획을 공식화했고, 야권에서도 재창당을 추진하는 정의당을 중심으로 제3 정치세력과의 연대 논의가 꿈틀거리는 형국이다.
한국의 희망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날 발기인대회 개최 공고에서 "우리가 꿈꾸고 국민이 바라던 '탈진영 미래정당'의 탄생, 그 희망이 시작되는 날"이라며 신당의 지향점을 밝혔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 |
거대 양당이 정쟁만 반복하며 국민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진단 아래 '탈(脫)이념', '탈진영', '탈지역'을 앞세워 기존 여의도 정치에 실망한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 전 의원이 양당제 폐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기존 정치인보다 우리 정치에 새 시각, 활력을 제공할 젊은 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는 것 역시 기성 정당과의 차별화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날 금 전 의원 주도의 신당 준비모임인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은 첫 영입 인사로 대변인에 현직 편의점 점주이자 작가인 곽대중 씨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곽 씨는 지난 4월 발족한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민생 119'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 같은 3지대 움직임은 한국갤럽의 지난 20∼22일자 조사 결과(만 18세 이상 1천명 대상·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무당층의 비율이 29%를 기록하는 등 여론 흐름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된다고 해도 무당층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현재 거론되는 신당들의 경우 뚜렷한 집권 플랜이나 비전도 알려지지 않은데다, 무엇보다도 '인물'이 부족해 총선을 앞두고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안철수 의원과 호남 지역 의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 당시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마저도 당시 민주당 내부 사정에 따른 반사이익적 측면이 크고, 자력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안 의원의 2017년 대선 패배, 2022년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분당·합당 등을 거치며 국민의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정치권은 사실상 양당 체제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도·보수 표심을 모아보겠다는 두 신당의 구상이 기대만큼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인사말하는 금태섭 전 의원 |
아직 실체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목할만한 인재 영입에 성공했느냐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현행 소선거구제로 제3지대에서 간신히 성공했다고 볼만한 사례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의원 '급' 정도의 기반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때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도 "옛날엔 주목받는 사람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지 않느냐"며 "신경 쓸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통해 "개인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온다.
양당 모두 자당에서 합류하는 현역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의원은 "현재 민주당에서 탈당해 제3지대에 입당할 사람은 단 한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역시 "내부 노선 싸움이 있는 정의당, 민주당도 이재명 체제 아래 일부는 움직여야 하겠지만, 우리당은 현역이 움직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정의당도 '금태섭·양향자' 신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정미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그분들과 신당 창당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들이 살아온 궤적과 정당을 선택해온 과정을 보면 그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언급했다.
기자간담회하는 이정미 대표 |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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