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명창 10년 공부해 득음한 가섭사…"판소리 대중화 앞장서겠다"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
간을 달라고 하는 자라에게 욕을 하는 토끼를 표현한 판소리 수궁가(별주부전)의 한 대목이 잔잔하던 사찰에 울려 퍼졌다.
김수연 인간무형문화재 국창은 조선시대 8대 명창으로 불리던 염계달 선생이 개발한 중고제 창법으로 노랫가락을 뽑아냈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하게 쭉쭉 뻗어나가는 소리에 관객들은 조용히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염계달 선생을 기리고 판소리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가 가섭사에서 24일 열렸다.
충북 음성군 가섭산의 해발고도 600m 가파른 산턱에 자리한 가섭사는 고려 공민왕때 나옹선사가 세운 유서깊은 사찰이다. 염계달 선생이 10년간 수련 끝에 득음한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염계달은 동편제, 서편제와 함께 국내 3대 판소리로 일컬어지는 중고제의 시조로 평가받는다.
웅장한 동편제(전남 구례)와 애절한 서편제(전남 나주)와 달리 중고제(충청·경기)는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소리의 특성이 있다.
축사하는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 |
이날 열린 축제에선 전임삼, 채수정 명창 등이 출연해 중고제 판소리를 들려줬으며 프랑스 국적 마포 로르, 아르메니아 출신 헤본디얀 크리스티나 등 외국인 소리꾼들도 나와 열창했다.
판소리 장단과 공연 연주 장단은 이승엽 대구시립국악단 단원이 맡았다.
음성군민 김모(55)씨는 "판소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우리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려면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며 "뜻깊은 행사에 동참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에선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집필한 '중고제·호걸제 판소리 시조 염계달 명창과 수궁가' 서적도 출간됐다.
이 밖에도 가섭사는 전통 가무악 초청 공연, 연구, 출판 등 국제 문화 교류를 위해 부탄왕국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축제 추진단장이자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은 "우리나라 최고 명창들이 염계달 명창과 판소리 유네스코 등재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가섭사에 모였다"며 "앞으로 가섭사는 염계달 명창과 관련한 각종 공연과 세미나를 열어 국악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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