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네이버TV와 카카오TV가 대대적인 개편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동영상 사업은 유튜브, 틱톡 등에 가려 존재감이 미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경쟁력 확보 차원의 개편이지만 외산 플랫폼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어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업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네이버TV'라는 브랜드를 11년 만에 접고, 해당 콘텐츠를 전부 실시간 스트리밍서비스 'NOW.(나우)'로 연내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3분기 중 네이버TV라는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3월 '나우(NOW.)' 앱을 출시하면서 기존 '네이버TV' 앱을 나우로 합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TV라는 브랜드 대신 나우로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를 재정비하고 있다"면서 "플랫폼 통합 이후 콘텐츠 전반의 방향성을 정비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선 네이버가 나우와 네이버TV를 합친 이후 영화 구독 플랫폼 '시리즈온'까지도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5월 네이버웹툰으로부터 시리즈온 사업을 양도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시리즈온과의 협업 등 전사적으로 동영상 등 콘텐츠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숏폼(짧은 동영상) 서비스다. 네이버는 OTT 전략과 별도로 최근 자체 숏폼 브랜드인 '클립(Clip)'을 상표 출원했다. 클립은 별도의 앱이 아닌 네이버 내 하나의 숏폼 서비스로 사업화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 등장 이후 검색 부문까지 안방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반영돼 사업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네이버가 콘텐츠는 물론 쇼핑, 금융 및 결제 등을 망라하는 대표적인 슈퍼 앱인 만큼 어느 한 영역이라도 놓치면 이용자 록인 효과가 연쇄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있어, 각 영역의 대응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OTT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동영상 서비스 사업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자구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 보니 2020년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예능이나 대중성을 갖춘 킬러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오리지널 웹드라마 등을 속속 선보이며 OTT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선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업계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TV를 카카오톡 내 주요 위치인 세 번째 탭에서 최근 들어내기도 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공급받던 오리지널 동영상 콘텐츠도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는 카카오TV를 통해선 카카오 자체 IP 영상과 숏폼, 스포츠 영상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동영상 검색·커뮤니티 영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유튜브·틱톡이 국내 시장을 거의 집어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움직임은 OTT 외에도 이미 여럿 주요 서비스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한국 검색 시장의 대명사' 네이버의 포털(검색) 점유율이 갈수록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구글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또 한국 음원 시장에서 오랜 기간 '강자'였던 카카오의 종합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유튜브뮤직과 이제는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웹툰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가 입지를 구축해놓은 상태이지만 아마존, 애플 등 미국 빅테크에 이어 일본, 프랑스 만화 출판사가 뛰어들며 위협하고 있어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