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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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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오페라의 유령' 명성 확인…'부산 초연후 서울 입성' 뮤지컬 공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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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13년 만에 부산 초연으로 돌아온 한국어 라이선스 '오페라의 유령'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8일 부산 문현동에 위치한 드림씨어터에서 3월 말부터 공연됐던 '오페라의 유령'이 막을 내렸다. 조승우부터 전동석, 김주택까지 대중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배우들이 나섰던 이 공연은 부산에서 먼저 공연된 뒤 서울(7월)로 올라오면서 지역에서 먼저 선보이는 최고의 무대로 국내 뮤지컬 시장 확장의 선발주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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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사진=에스엔코] 2023.06.19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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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은 영원하다"…모든 기대를 충족시키는 종합무대예술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 186개 도시, 1억 60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 7개의 토니상과 4개의 올리비에 상을 포함한 70여 개의 주요 상을 받은 뮤지컬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이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과 가면 속 러브 스토리와 황홀한 무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흥행 대작 뮤지컬이다. 한국에선 무려 13년 만에 라이선스 공연이 성사됐으며 역대급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았다. 그 유명세를 드림씨어터는 물론, 부산 지역 전역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팬텀 역의 전동석은 '음악의 천사'라는 극중 수식어처럼 음악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완급조절을 선보인다. 끔찍하고 두렵기 그지없는 유령의 카리스마와 크리스틴을 향한 애정, 소유욕이 그의 목소리에 모두 담겼다. 메인 테마곡 'Phanthom of the Opera'와 팬텀이 부르는 'Music of the Night' 장면은 눈을 뗄 수 없는 무대연출과 구성, 팬텀과 크리스틴 역 배우들의 황홀한 노래 실력과 더불어 극장에 흐르는 공기마저도 예술로 완성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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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사진=에스엔코] 2023.06.19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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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역의 송은혜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의 클래식 전공자이자 뮤지컬 신예로서 캐릭터와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팬텀의 라이벌이자, 크리스틴을 지키려 하는 라울을 연기한 황건하는 중저음 목소리와 나이답지 않은 중후함으로 중심을 잡는다. 세 명의 배우가 함께 부르는 삼중창 아리아는 뮤지컬을 잘 모르는 부산의 관객들마저 사로잡을 만큼 완벽한 귀호강을 선사한다. 국내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한 무대와 미쟝센, 아낌없는 자본력이 느껴지는 의상까지 비주얼적으로도 확실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 '오유'로 시작해 '알라딘'까지…부산지역 뮤지컬 수요 견인

특히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된 지 3개월을 지나면서, 부산에서는 전포 근처의 드림씨어터가 지역 명소로 널리 알려졌다. 공연을 보지 않는 이들도 부산의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조승우가 출연하는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관광객들에게 먼저 언급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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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부산 드림씨어터 로비 [사진=에스엔코] 2023.06.19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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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초의 초대형(1500석 이상)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를 운영하는 에스엔코는 직접 보유한 세계적인 흥행 IP이자 최고의 공연 '오페라의 유령'을 부산에서 먼저 선보이며 부산지역 뮤지컬 시장의 확장에 불씨를 당겼다. 이에 힘입어 올 하반기 '레미제라블' 내년 초연 예정인 '알라딘'까지 드림씨어터에서 먼저 공연한 뒤 서울로 향한다. 세계적인 흥행 IP 작품이 한 해에 여러 편 올라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상황에 부산에서 이 모든 작품을 먼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공연팬들의 부산행을 부추기는 동기가 될 전망이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그동안 규모가 큰 공연들이 공연 기간이나 공연장이 확보되지 못해 한국 여러 도시에서 올리기 어려웠다면 이제는 서울 말고도 대구, 부산에서 최소 각 1개월 이상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라이온 킹' '알라딘' 같은 공연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공연 장르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 엔드처럼 오픈 런으로 일정 점유율이 채워지면 계속 공연을 하면서 수익이 높아지는 구조인데 한국에선 서울에서 장기 공연이 쉽지 않아 재연, 삼연을 이어왔고 지역투어도 제한적으로 짧게만 했었는데 지역 시장이 커지면, 제작사들도 공연일정이 한층 유연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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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의 유령' 샹들리에 셋업 [사진=에스엔코] 2023.06.19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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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페라의 유령' 역시 세계적인 무대를 올릴 만한 규모와 시설을 갖춘 극장이 생긴 덕에 부산 최초 공연이 가능해졌고, 서울에서 공연한 '영웅' '시카고' 내한공연, '레드북'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등 다양한 작품이 부산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팬데믹 이후 서울에서 급격히 뮤지컬 시장이 팽창하는 것에 비해 조금은 더딘 지역 공연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대구와 부산, 그리고 드림씨어터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용 극장 논의가 더뎌지는 대구에 비해 극장을 갖춘 부산의 경우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업계에선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오페라의 유령' 제작사 에스엔코 관계자는 "지역에서도 1~2주 이상의 공연을 할 수 있는 콘텐츠는 흥행, 작품성이 검증된 작품들이 많아서 인접 지역 외에도 먼저 공연을 관람하시려는 타 지역 관객들도 증가하면서 지역 공연 시장이 커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서울에 집중화된 공연 산업이 부산, 대구로 확대될 수 있게 됐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좋은 콘텐츠의 공연기간을 늘릴 수 이는 거점 시장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에서 먼저 공연할 수 있게 되면, 공연 스케줄을 보다 유연하게 기획할 수 있게 된다"고 이번 부산 공연의 계기와 효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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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사진=에스엔코] 2023.06.19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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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역행을 결정하는 공연의 대부분이 서울, 부산, 대구 등 어디서 하든 프로덕션 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공연의 질을 담보하는 요소 중이 하나이기도 하다.

'오페라의 유령' 에스엔코측은"부산 '오유'의 경우 관광, 여행 선호 지역이라는 점에서 공연관람 외에 여행을 결합한 관람이 눈에 띄며 인접 지역 외에도 타 지역에서의 관람도 활발하다는 점 확인했다. 공연과 숙박권을 연계한 패키지 이용객도 늘어나고, 부산 한국어 초연을 맞아서 부산의 주요 핫플레이스인 부산 블루라인파크(해변열차), 복합문화공간 피아크에서 공연 체험존, 전망대 등과 프로모션을 했는데 공연 관람 외에도 부산 곳곳에서 다양하게 작품을 즐기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드림씨어터는 멤버십이나, 그간 부산·경남 관객들의 축적된 관람 경험으로 인해 공연되는 작품에 대한 신뢰도가 형성이 되어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고 '오페라의 유령'의 부산 선 공연의 흥행의 이유를 짚기도 했다. 지역 공연 시장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7월 2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서울 공연의 막을 올린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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