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미국의 유력 매체인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의 값비싼 청혼 문화가 결혼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무려 1면에 실었습니다.
지난 15일 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1면입니다.
"결혼 전 비싼 장애물, 4,500달러짜리 화려한 프러포즈"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바로 한국의 값비싼 프러포즈 문화를 비판한 기사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인은 화려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명품 가방을 주며 청혼하는 걸 선호한다며, 이를 SNS에 자랑하는 것도 일반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런 청혼에 4천5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580만 원이 든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혼인율과 출산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한편으로는 이런 청혼 문화가 유행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SNS에 호텔 프러포즈로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4만 개 이상 뜨고, 서울의 한 유명 호텔에서는 157만 원짜리 프러포즈 패키지가 한 달 평균 38회 정도 예약되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외신에서까지 우리나라 청년들의 이 과시 문화를 비판하고 나선 건데, 팍팍한 경제 상황이 오히려 이런 과시 문화를 심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젊은 청년들이 서울에 아파트를 사려면 숨만 쉬어도 3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죠.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애초부터 내 집 마련과 자산 형성을 포기하고, 대신 고가의 물품을 소비하고 그걸 SNS에 자랑하면서 만족감을 얻기도 합니다.
여기에다, 계층별 양극화도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무려 6배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서지용/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집값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 하다 보니까 자꾸 결혼도 늦게 하고 그러면서 오히려 현실에 더 즐기면서 살자 하는 '욜로족'이란 그런 언급도 나오고 있는 거거든요. 내가 있는 부를 과시하고 오히려 미래보다는 현실에 이제 더 주력하는 그런 쪽의 경제 상황으로 이제 가고 있는데 오히려 장기적으로 갈 때 미래 지향적이지 않은 그런 삶으로 나갈 수 있단 측면에서 사실 경제생활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여집니다.]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고 싶은 동력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까지 닥치면서 구직도, 취업 준비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의 수는 지난해 보다 3만 명 넘게 증가한 35만 7천 명에 달했습니다.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쉬는 사람이 늘어난 연령대는 20대가 유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