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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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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논평] 평화의 상상력- 지형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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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싱 대사가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을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중국의 패배에 배팅하면 후회할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여당에서는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 Persona non grata)로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중국 측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무회의 석상에서 싱 대사의 발언을 국민들이 불쾌해 한다고 하면서 강도 높게 발언했습니다.

중국은 별 일 아니라며 한국 정부의 요구에 거절하며 대응했고 미국은 중국이 한국을 압박한다며 논쟁에 뛰어들었습니다. 14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한중 관계가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의 두 축을 견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대응을 자제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미일 관계에 치중하면서 한중 관계가 약해진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현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충돌이 벌어지면서 정부의 외교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푸틴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유럽 각국은 21세기의 백주(白晝)에도 전쟁이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충격적으로 인지했습니다.

폴란드를 필두로 유럽 각국이 군비를 확충하고 있고,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요 패전국으로서 군사적 문제에서 극도로 조심하던 독일까지 본격적으로 군사력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은 이제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배제하기 힘듭니다.

노컷뉴스

베를린 장벽을 허무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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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은 누구도 반길 수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야든 보수 진보든 그 어떤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든 그렇습니다.

현재의 국제적인 외교, 정치, 군사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강하게 나갈 수도 있겠습니다. 전쟁 발발을 대비한 모든 시나리오는, 어느 국가든 마찬가지지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은 불가합니다.

평화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슨 평화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평화의 상상력이 절실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평화를 싹틔우고 자라게 하여 끝내 그 열매를 맛본 경우는 다 그러했습니다. 독일 분단 시절, 서독 사민당(SPD)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1969년부터 추진한 동방정책(Ostpolitik)이 본보기입니다.

오늘날의 상황에서 정치 외교 전문가들과 각국의 의사 결정 집단이 방향과 방안을 기획하며 평화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21세기 인류의 상황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인간됨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는 활동가들이 촉매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독교의 시각으로는 언제나 현실 상황보다 당위성이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묻는 당위성의 토대가 든든해야 기독교적인 가치와 시각이 정당성을 갖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저 유명한 산상설교에서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지형은 목사 / 성락성결교회, 한목협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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